교육 플랫폼 경쟁...단말기·콘텐츠 전략 달라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이번엔 학교다."
칠판이 없어진 교실에서 학생들은 삼성 갤럭시 탭으로 필기를 하고, 세계 유수 대학과 연구소의 강의를 모은 애플의 교육용 콘텐츠 플랫폼 'iTunes U'를 통해 영상 영어강의를 듣는다. 머지 않은 장래에 펼쳐질 익숙한 풍경이자, 삼성과 애플이 펼칠 새로운 경쟁 구도다.
30일 시장조사전문기관 애틀라스는 교육시장이 IT업계의 차기 전장으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과 애플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IT업체에 교육 시장은 기기 등 하드웨어적인 측면 디지털 교과서, 교육 애플리케이션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이면서 대규모의 수요기반을 창출할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과 애플의 전략은 대조적이다. 삼성은 기기 및 인프라 보급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반면 애플은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확산에 무게를 싣고 있다.
삼성은 갤럭시 휴대폰이나 갤럭시탭, 스마트 TV 등 기기를 선생님과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스마트 러닝 기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초 메가스터디 운영 업체인 엠베스트 온라인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에게 '갤럭시 플레이어'를 줘 휴대폰을 통한 학습 마케팅을 펼쳤다. 국내 학교들과 손잡고 교육용 소프트웨어와 전자칠판, PC, 프린터 등의 제품을 제공하는 등 '스마트 스쿨' 프로그램도 테스트 하는 중이다.
하지만 콘텐츠 수급 능력을 확보하는 것도 삼성이 교육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중요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판매 수익에 중점을 둔다고 하더라도 이 경쟁력을 장기적으로 끌고 가기 위해서는 양질의 콘텐츠와 서비스 확보를 해야 한다"며 "비용, 시간적인 측면을 고려해 아마존 등 콘텐츠 강자와 제휴하는 것도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애플은 전략은 콘텐츠에 있다. iTunes U 외에도 전자도서 유통 마켓인 '아이북스 스토어 (iBooks Store)', 전자책을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인 'iBooks Author'를 무료로 공개해 교육사업에서 콘텐츠 제작-유포-활용까지 지원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이미 아마존과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전자책(eBook) 시장에서 애플은 교육용 eBook으로 수요 기반을 다질 것이라 IT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단순히 종이 교과서를 eBook 포맷으로 바꾸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기술(UI)과 콘텐츠를 결합할 가능성도 있다.
보고서는 "애플의 디지털 교과서 사업이 북미 지역에 한정돼 글로벌 확산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를 시발점으로 하나의 '교육 롤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며 "스티브 잡스가 자서전을 통해 공교육 개혁을 주장했다는 사실만 봐도 애플은 디지털 교과서의 밑그림을 가지고 오랫동안 준비해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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