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북한이 25일 전격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리설주의 '과거'를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관현악단 가수 출신이라는 설과 함께 예술분야와 상관없는 김일성종합대 출신의 엘리트라는 설 등 추측만 떠도는 상황이다. 과거 같은 이름의 여학생이 남한을 방문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북한의 로열패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이날 김정은의 부인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별다른 신상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지난 7일 이후 김정은이 공연을 관람하거나 현지지도할 때 동행하는 모습을 수차례 공개하면서 '퍼스트레이디'로서 모습을 부각한 사실과 이름만 밝힐 뿐 출신이나 과거행적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리설주가 북한 은하수관현악단에서 활동한 가수 출신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방송을 통해 공개된 영상을 보면 김정은의 부인과 비슷한 외모의 여성이 '리설주'라는 이름으로 공연한 적이 있다. 이 여성은 김정은의 부인과 달리 긴머리를 하고 있지만 둥근 얼굴형과 눈매가 닮았다.
지난해 은하수관현악단 출신 가수 리설주가 김정은의 부인이 아니라는 정반대 주장도 제기됐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6일 "두 인물은 외모가 다를뿐더러 결정적으로 이름의 한자표기가 다르다"며 "27세, 김일성종합대학 대학원까지 졸업한 엘리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예술분야와 전혀 관련이 없는 자연과학 계통을 전공했으며 부친은 청진시 대학교원, 모친은 산부인과 과장"이라고 주장했다.
정 연구위원에 따르면 25일 북한이 리설주를 처음 공개할 때 '李雪主'라고 쓴 반면 각종 영상에 남아 있는 가수 리설주는 '李雪珠'로 표기돼 있다. 서로 표기가 다른 만큼 별개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목된 2010년에도 그의 이름 한자표기가 바뀌었던 적이 있는 만큼 확실한 근거로 단정하긴 힘들어 보인다.
2005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같은 이름의 여학생이 참가했던 사실도 이날 확인됐다. 당시 북측에서는 선수단을 포함해 120여명이 방문했다. 정부 당국자는 당시 방문기록을 토대로 "리설주라는 이름의 여성이 2005년 9월 청년학생협력단 일원으로 남측을 방문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방문기록에는 구체적인 나이나 소속이 명시되지 않았다. 당시 한 인터뷰를 통해 금성학원 소속 17세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두 여성이 같은 인물인지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중"이라며 "관현악단 출신 리설주와 김정은의 부인이 동일인물인지에 대해서도 현재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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