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보유 경기문화의전당 땅이나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 지분 등이 대상
[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가 1600억 원대의 수원 서울농대 부지를 수원시 소유의 경기문화의전당 부지(4만8000여㎡) 또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시 지분(935억 원)과 맞바꾸는 방안을 추진키로 해 주목된다.
경기도는 25일 '옛 서울대 농생대 부지의 활용방안'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맞교환 방안을 마련, 추진키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활용방안에 따르면 경기도는 우선 수원 서둔동 서울농대 부지 15만2070㎡를 수원시에 주는 대신 수원시가 갖고 있는 인계동 경기문화의전당 땅 4만8000여㎡를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가 보유한 서울농대 부지는 현재 16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반면 수원시가 보유한 경기문화의전당 부지는 4만8000여㎡. 이를 3.3㎡당 1000만 원으로 계산하면 1454억 원이 나온다. 하지만 인근 땅값 등을 고려할 때 이 보다 훨씬 가격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이럴 경우 경기도는 맞교환에 따른 차액을 정산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하지만 경기문화의전당 부지와 서울농대 땅을 교환하는 게 여의치 않을 경우 수원시가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에 투자한 지분과 맞바꾸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은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41만1908㎡에 ▲국비(440억 원) ▲도비(1430억 원) ▲시비(935억 원)▲민자(282억 원) 등 총 3107억 원이 투입돼 지난 2002년 완공됐다. 이중 수원시가 투입한 금액은 935억 원. 이 금액을 현재 시점에서 환산해 서울농대 부지와 바꾸겠다는 게 경기도의 속내다.
경기도는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서울농대와 맞교환 가능성이 높은 곳을 경기문화의전당 부지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염태영 수원시장이 농생대 부지 일부와 문화의 전당 부지에 대한 맞교환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원시가 2013년까지 옛 SK케미칼 공장부지에 950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300석 규모의 소공연장을 갖춘 '수원 SK아트리움'을 추진하기로 해 경기문화의전당은 경기도에 넘겨줘도 된다는 의견이 많다.
경기도 관계자는 "옛 농생대 부지의 활용방안에 대해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추진방향을 결정, 수원시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이에 앞서 도가 소유한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부지(토지 43만613㎡, 건물 5만2122㎡)와 정부가 갖고 있는 서울농대 부지(26만8487㎡ 중 15만2070㎡, 건물 2만5111㎡)를 지난 5월 맞바꾸는데 성공했다.
당시 경인교대 부지는 시가 1700억 원, 서울농대 부지는 시가 1600억 원으로 평가됐다. 맞교환에 따른 가격차 100억 원은 교육과학기술부가 남한산성 도립공원 내 국유지 10만7059㎡를 경기도에 추가로 넘겨주면서 최종 마무리됐다.
한편, 서울농대는 지난 2003년 관악캠퍼스로 이전한 뒤 10여년 동안 정부가 소유하면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방치돼 왔으며 이에 따른 주민들의 민원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이영규 기자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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