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채무조정설이 재차 불거진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을 이탈할 가능성이 90%에 이른다고 씨티그룹이 분석했다. 탈퇴 시기는 내년 1월이 유력하다고 점쳤다.
로이터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그리스가 향후 12~18개월 사이에 유로존을 탈퇴할 가능성이 90%에 이른다고 2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애널리스트 메모에서 "그리스의 경기 악화가 이어지는데다 올해와 내년 모두 주변국 금융시장에서 유로권 침체현상이 확산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달았다.
씨티그룹은 앞으로 2~3분기 내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위험도 기존의 50%에서 75%로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리스는 지난 24일부터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트로이카'로부터 구제금융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점검을받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와 트로이카의 이견이 확대되고 있다는 정화도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IMF와 EU의 구제금융 조건 이행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구조조정의 한 형태"라고 희망사항을 피력했다.
그리스 연정 파트너인 3개 정당은 최근 발표한 정책자료에 침체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재정적자 달성 기한을 최소한 2년 연장해 재정 조정 프로그램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스 정부는 국가 재원을 유출시키는 은행을 매각하겠다며 이전부터 EU와 IMF가 요구했던 국영 농업은행(ATEbank) 매각 계획을 밝혔다.
지난주 민영화 업무를 담당하던 코스타스 미트로폴로스가 사임하자 후임으로 은행가인 야니스 에미리스를 임명했다.
그러나 실사단은 이번 회의에서도 그리스의 이행속도가 지체된 것에 불만을 나타냈고 현지 관리들이 전했다.
EU의 한 관리는 상황이 나아진 게 없으며 그리스 정부가 구조조정을 위해 노력한 게 없다고 이전에도 혹평한 바 있다.
하지만 정치적인 타협의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분석도 있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맥키는 "금융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쉽게 역전될 수 있다"며 유로존 붕괴는 "금융시장에서 강요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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