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중국이 본격적으로 위안하 가치 평가 절하에 나설 것인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대로 떨어지는 등 경제가 부진해 지자 중국 당국이 환율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는 것이 외신들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26일 보도했다.
위안화 환율 중간가격은 25일 6.3429위안으로 전날 6.3339위안에 비해 0.009위안 상승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다.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이 이처럼 6.34위안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2월15일(6.3421)이후 7개월여 만이다.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1.1% 하락했다. 지난해 상승률이 4.7%에 달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약세가 두드러진다.
저널은 인민은행이 답변을 거부했으며 위안화 가치 하락 추세가 계속될 지 여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인민은행의 환율 대응이 부진한 수출을 지원하고 대규모 실업 사태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주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며 이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대선을 맞은 미국과의 관계에도 악영향이 우려되지만 자국 경제상황상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는 분석이지만 미국과의 무역분쟁 가능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평이다.
크레디트 아그리꼴 은행의 한 분석가는 "위안화 약세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위한 위험 요인을 최소화하려고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침 위안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위안화에 대한 평가를 공식적으로 변경했다. IMF는 25일 발표한 중국 연례 평가 보고서를 통해 위안화가 '심각하게 저평가됐다'는 기존 의견 대신 '조금 저평가됐다'로 수정했다. 중국의 무역흑자 감소와 최근의 위안화 가치 상승이 적절하게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 IMF의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IMF의 의견 변경에 따라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대한 요구를 일축할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평가에 대해서도 여전히 불만스럽다고 FT는 전했다. IMF 중국 대표인 장타오는 "이같은 평가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고 비난했다. 현 환율이 중국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의 주장이다.
한편 IMF는 중국이 올해 8% 성장할 수 있을 전망이라면서도 "유로 위기 악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성장이 '반 토막'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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