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이대호(오릭스 버팔로스)가 일본 프로야구 선수회의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 결의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대호는 20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별들의 잔치’가 열린 이날 공교롭게도 일본 프로야구는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 일본 프로야구 선수회가 내년 3월 열리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불참하기로 결의했다. 아라이 다카히로(한신 타이거즈) 선수회 회장은 이날 오사카 시내에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1년 전부터 주최 측에 수익금 배분 등 다양한 사항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앞으로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아 괴로운 결정을 내리게 됐다”라고 밝혔다. 불참 결의는 충분히 예견된 사태다. 일본 프로야구 선수회는 지난 7월 임시총회에서 WBC 수익 분배금 문제 등을 이유로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다. 일본프로야구기구(NPB)가 참가 방향으로 노선을 잡고 대표팀 구성에 열을 올려 갈등은 한동안 무마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WBC 측은 여전히 일본 기업이 지불하는 스폰서 요금에 대한 이익 배분 요구에 등을 돌렸고 결국 불참 결의라는 최악의 사태를 빚고 말았다. 이와 관련해 2009년 제2회 WBC에서 일본과 겨뤘던 이대호는 이날 스포니치와의 인터뷰를 통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일본이 출전하지 않는다면 WBC의 수준이나 분위기는 크게 내려앉을 것”이라며 “한국 국민들도 미국, 일본 두 나라가 모두 출전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일본 프로야구 선수회의 불참 소식을 잘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일본이 불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대호는 올스타전 홈런 더비 결승에서 블라디미르 발렌티엔(야쿠르트 스왈로즈)을 6-0으로 제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홈팬들 앞에서 퍼시픽리그 홈런 단독 선두(15개)의 위용을 재현하며 데뷔 첫 해 올스타전 홈런왕에 등극했다. 하지만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한 1차전에서는 세 차례 타석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이대호는 21일 시코쿠 에이메 현 마쓰야마 구장에서 2차전을, 23일 이와테 현영구장에서 3차전을 각각 소화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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