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대은행 1년간 1.8만 감원..추가 감원 예고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올해 2·4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속속 발표하면서 대규모 감원도 예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대형 은행들이 또 수천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용 절감 노력 덕에 수익은 늘었지만 글로벌 경기둔화, 은행 규제 강화 등으로 매출이 줄자 몸집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1년동안 자산 기준 미 6대 금융회사는 총 1만8000명을 감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1위 JP모건 체이스만 1만2787명을 충원했을 뿐 나머지 5개 은행은 총 3만명 이상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지 부문을 대규모로 축소한 2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1년 사이 1만2000명 이상 감원했다. BOA는 지난 18일 분기 실적 공개와 함께 투자은행·상업은행· 웰스 매니지먼트 부문에서 오는 2015년까지 연간 비용 30억달러(약 3조4140억원)를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른 감원 규모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장관계자들은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BOA는 지난해 9월 소매은행 부문에서도 50억달러나 절감하고 앞으로 3년 간 3만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3위 시티그룹도 지난해 은행·증권 부문에서 9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감원 규모를 늘려 올해 350명을 더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발표된 시티그룹 분기 실적에 따르면 순익은 기대 이상이었지만 매출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1월 향후 몇 분기 동안 5000명이나 감원하겠다고 밝힌 시티그룹은 지금까지 2000명을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17일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도 지난해부터 비용을 14억달러 줄였고 올해 5억달러를 더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전통적으로 강했던 투자은행 부문 수익이 감소하자 예금·대출 등 상업은행 부문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3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 4위 은행 웰스파고의 존 스텀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비용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감원 등 비용 절감이 뒤따를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유럽에서도 감원 바람이 계속 불고 있다.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스위스는 지난 18일 대규모 감원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크레디스위스는 내년 말까지 비용 절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50% 끌어올린 30억스위스프랑(약 3조4895억원)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도 투자은행 부문에서 10% 수준인 1000명을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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