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실적 부진에 빠지고 있는 골드만삭스가 임금과 복지축소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발표된 골드만삭스의 2분기 순이익은 9억62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0억9000만달러 대비 11%가 하락했다. 이같은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보다는 높았지만 실적감소추세를 피하지 못했다.
자기자본이익률도 큰폭으로 하락했다. 골드만삭스의 2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는 5.4%에 그쳐 1년전의 6.1%, 1분기의 12.2%대비 크게 하락했다.
7년내 가장 낮은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골드만삭스는 재빠르게 임금축소라는 대응책을 발표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데이비드 비니아르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실적 발표후 컨퍼런스 콜을 통해 "비용과 자본 지출을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임금 보너스 복지 등을 합한 골드만삭스의 상반기 임직원 보상비용은 72억900만달러로 순이익의 44%를 차지했다.
직원 평균임금은 22만5789달러로 1년전의 23만7662달러에 비해 낮아졌지만 순이익 대비 임금의 비중은 오히려지난해 연말 기준 42%대비 2%포인트 상승했다. 이익이 훨씬 많았던 지난해 동기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익이 줄어든 것보다 임금이 덜 줄었다는 뜻이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이익이 줄은 만큼 직원들에 대한 보상액도 낮아져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지적이라고 보도했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워튼은 "시장 환경이 변했으면 보상의 기준도 달라져야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비니아르 CFO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이 지난 수년간 낮아져 왔다"라며 "투자자들에 대한 보상과 비교해 직원들에 대한 보상 수준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니아르 CFO는 "신입사원 모집으로 인원이 증가하더라도 약 5억달러의 임금을 축소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높은 임금을 받는 고위직 대신 낮은 직급을 늘려 임금 지출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년간 약 3200명을 감원했다.
한편 비니아르 CFO는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프라이빗뱅킹 분야 진출에 대해 인정했지만 "우리는 상업은행이 아니며 골드만삭스의 전략 자체가 변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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