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유럽연합(EU)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웹브라우저 반독점 공방이 다시 시작될 조짐이다.
17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09년 MS가 윈도 운영체제(OS)를 설치할 때 소비자의 웹브라우저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MS의 반독점 혐의를 잡고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EU 집행위는 지난 2009년 MS를 상대로 윈도 운영체제(OS)에 자사 웹 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끼워팔기하면서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MS가 인터넷 사용자들의 웹브라우저 선택권을 보장하겠다고 제안하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소비자들이 모든 윈도 제품에서 익스플로러 외에 12개 주요 다른 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BCS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집행위는 지난해 2월부터 MS 일부 제품에 BCS가 제공되지 않아 그간 윈도 고객 가운데 2800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계된다고 밝혔다.
MS는 이날 성명을 발표 "윈도7에 업데이트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팩1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실수로 BCS 소프트웨어가 PC에 설치되지 않게 됐다"고 해명했다.
MS는 윈도7 오리지널 버전이나 윈도XP, 윈도 비스타인 경우엔 BCS가 정상적으로 설치돼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해결할 긴급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또 소비자들에게 사과한다면서 BCS 의무 설치기간을 당초 약속한 2015년 말에서15개월 늘리겠다고 EU에 제안했다.
EU는 그러나 지난해 익명의 제보를 받고 MS에 사실 여부를 문의했으나 MS 측이 그런 일이 없다고 답변했다가 이번에 뒤늦게 이를 시인한 점을 문제 삼았다.
MS 측은 "당시엔 실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하면서 "집행위가 제재를 결정할 수도 있음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호아킨 알무니아 EU 집행위원은 "조사해봐서 위반이 확인되면 MS는제재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무니아 위원은 또 MS가 지난 2008년에도 EU와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조사와 제재 결정을 할 때 반복적인 위반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반독점법 위반 행위에 대해 통상 매출의 10%까지 벌금을 부과한다.
MS는 윈도와 관련한 반독점범 위반 행위로 지금까지 모두 16억400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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