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개인들의 가계대출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기업들은 여유자금을 은행에 맡기며 투자를 유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유상증자 등으로 조달한 자금을 수익증권보다는 안정성이 높은 은행의 단기저축성 예금 등으로 운용하길 선호해서다.
15일 아시아경제신문이 KB국민·IBK기업·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시중은행 5곳의 지난 6개월간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과 저축성예금은 각각 1조4498억원, 13조6220억원 늘었다. 각 은행 평균으로는 가계대출이 2900억원, 저축성예금은 2조72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저축성예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국민은행으로 4조8773억원 늘어났다. 이어 우리은행(3조9977억원), 하나은행(1조7332억원), 신한은행(1조6259억원), 기업은행(1조3768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보다 법인의 저축성예금 증가가 두드러졌다. 국민은행은 저축성예금 증가액인 4조8773억원 중 법인이 2조9178억원(약 59.8%)을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저축성예금증가액 3조9977억원 중 개인 증가액은 4650억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증가액인 3조5417억원(88.6%)은 기업과 학교, 병원, 금융기관 등이 차지했다.
유기열 국민은행 수신부 팀장은 "개인보다는 자산운용사, 증권사, 보험사 등의 금융권의 저축성예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은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저축 여력이 없었던 반면, 기업들은 유보금을 확보한 후 안정적으로 굴린 탓으로 분석된다. 최근 증시가 불안해지면서 기업들은 주식이나 파생상품 등으로 자금을 운용하기보다는 은행의 MMDA(수시입출식예금)를 비롯한 저축성예금으로 운용하고 있다.
개인들의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은 주택담보대출의 영향이 컸다. 우리은행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은 1조4843억원 증가하고 가계신용대출은 2923억원 줄었다. 기업은행도 주택담보대출은 5369억원 늘었으나 가계신용대출은 788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아파트 거래량은 감소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는 데 대해 "은행 영업점들이 반기 말 실적 평가를 위해 대출 확대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상돈 기자 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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