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홍명보 호’의 중원사령관 기성용(셀틱)은 단연 돋보였다. 한 발 앞서 공의 흐름을 예측하는 예리한 판단력과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날카로운 침투패스, 과감한 중거리 슈팅까지 상대 감독조차 그의 기량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확실한 존재감이었다.
기성용은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승부를 결정짓는 골은 성공시키지 못했지만 안정적인 공수운영과 수준 높은 기량으로 런던올림픽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이날 평가전은 기성용의 올림픽대표팀 데뷔전이었다. 소속 팀과 A대표팀을 오가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지만 그동안 ‘홍명보 호’와는 유독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올림픽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기에 올림픽 팀 소집 훈련에서도 가장 마지막까지 킥 연습을 소화하는 등 열성을 보였다.
박종우(부산)와 호흡을 맞춰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경기 초반부터 활발한 움직임으로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었다. 전반 5분 만에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공격의 물꼬를 튼 기성용은 분위기를 바꾸는 예리한 롱패스와 과감한 2선 침투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폭 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전반 26분에는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막아내기도 했다. 활약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적극적인 측면 공격과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동료들의 슈팅 찬스를 만들었다. 후반 38분에는 중원에서 한 방에 찔러주는 ‘킬패스’로 남태희(레퀴야)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 나선 닐 엠블렌 뉴질랜드 감독은 "기성용은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지배했고 미드필더 라인의 로테이션이 좋았다"라고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기성용은 “공식 경기를 통해 동료들과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생각보다 플레이가 잘 됐다”며 “부상 이후로 몸 상태가 80%정도 올라왔다. 올림픽 본선까지 100%를 만들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선수들 모두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 대한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면서 “메달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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