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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죽이기 바로 보자]'출총제' 두번 꺼냈다 접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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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투자 위축시킨 전례 ..부활해도 규제기업 제한적

해외투자·M&A 쏠림 우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조슬기나 기자] 실효성 논란으로 앞서 폐지됐던 출자총액제한제도(이하 출총제)가 또 다시 정ㆍ재계 핫 이슈로 떠오른 것은 선거철을 앞두고 경제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재벌의 경제적 집중을 막는다'는 출총제의 논리는 표심을 사로잡아야만 하는 정치권의 입맛에도 딱 맞아 떨어진다. 최근 화두인 '경제 민주화'를 떠오르게 하는 재벌 규제 수단으로의 상징성은 말할 바 없다.

문제는 출총제의 실효성 여부다. 출총제는 대기업 집단(재벌그룹)이 순자산의 일정 비율까지만 계열사에 출자할 수 있게끔 한도를 두는 제도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을 막는다는 명분하에 1987년 첫 도입됐고, 외환 위기 직후 폐지됐으나 DJ 정부시절인 2001년 부활했다. 이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으로 2007년 출자한도를 완화했고, 이명박정부 출범 후인 2009년 3월 폐지됐다.

[재벌죽이기 바로 보자]'출총제' 두번 꺼냈다 접은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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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일각의 출총제 부활 논리는 폐지 이후 대기업 계열사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계의 반박은 다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30대 기업집단의 비금융업 자산집중도는 2000년 42.4%에서 출총제 폐지이후인 2010년 40.0%로, 매출집중도는 2000년 44.1%에서 35.8%로 각각 하락했다. 또한 2010년 30대 기업집단의 매출집중도는 수출 비포함시 9.5%포인트 낮아졌다.

최원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출총제가 경제력 집중을 완화하고 다각화를 방지한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재도입시 기업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출총제 폐지 후, 폐지 전에 비해 제한집단이 비제한집단보다 영위업종 및 계열기업수를 상대적으로 많이 늘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정치권 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양극화 해소,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화를 견제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여야가 동일하게 표명하고 있으나 이를 위해 출총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다.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새누리당)은 최근 "출총제는 그 효과도 없이 기업들의 투자만 제한하는 부작용이 있어 지난 정부 때 이미 폐지키로 하고 현 정부 들어서 폐기했다"며 "대기업들이 출총제의 기준을 이미 충족시키고 있어 재벌 기업수가 늘어나는 부작용을 없애려면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출총제를 부활시켜 재벌을 본격적으로 규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통합당은 이미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통해 출총제 재도입을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위 10위의 대기업집단내(공공기관 제외) 모든 계열사에 대해 적용하되, 출자총액은 순자산의 30%를 한도로 하고, 3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 유예기간 내에 초과지분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초과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 및 공공발주 사업 참여시 감점 등 불이익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출총제가 두 차례 폐지수순을 밟은 이유는 실효성 논란이 거셌던 탓이다. 경제력 집중 억제 효과가 미미한 반면, 기업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LGㆍGS 등 지주회사로 전환된 기업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다 삼성과 현대차그룹 등은 계열사에 대한 출자 규모가 순자산의 30%에 훨씬 못 미친다. 출총제를 부활시키더라도 실제 규제를 받는 기업은 SKㆍ현대중공업ㆍ한진ㆍ한화 등 일부에 불과하다.


더욱이 출총제는 국내 투자에만 적용될 뿐, 해외 투자나 해외 기업 인수시에는 적용되지 않는 맹점이 있다. 경제력 집중 억제효과는 커녕,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막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규제 기준에 근접한 기업은 불안감때문에 성장 투자를 망설이게 되고,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


특히 오늘날처럼 해외 인수합병이 활발해진 시대에 국내 자산규모만을 기준으로 하는 출총제는 기업의 개방화, 글로벌화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동 떨어진 규제라는 지적이다. 대기업의 높은 수출비중, 다각화를 고려할 때 해외에서 창출된 이익이 자산형성에 기여할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오너가 개인적으로 투자를 해 법인을 설립할 때 출총제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오너 개인이 회사를 세운 뒤 계열사로부터 일감을 몰아받아 기업을 키우는 행태를 규제할 수 없다.


규제대상 선정 기준에 대한 논란도 있다. 자산 규모차이가 50배에 달하는 기업집단에 대해 동일한 규제를 부과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가 있는 '재벌 때리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경제력 집중억제에 대한 사전적 규제를 담합규제 등과 같은 사후규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최 연구위원은 "기업의 규모와 범위를 사전에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다"며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시장집중에 따른 폐해를 시정하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출총제가 앞서 폐지, 부활, 폐지 수순을 밟았던 것과 관련, "정책의 일관성을 견지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경호 기자 gungho@
조슬기나 기자 seu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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