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리뷰]그의 꿈을 응원한다 -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시계아이콘01분 2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한국에서 다섯번째 공연..황정민, 서범석, 홍광호 등 삼인삼색 '돈키호테' 열전

[리뷰]그의 꿈을 응원한다 -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AD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는 고전이다. 고전(Classics)이란 말은 작품성이 담보됐다는 뜻도 되지만 그만큼 식상함을 느끼기도 쉽다는 뜻이다.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도 이 작품이 '중세 기사도에 매료된 돈키호테와 시종 산초 판사의 모험담'이라는 것쯤은 대강은 알고 있다. 특히 풍차를 괴물로 오인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모습은 이미 수차례 여러 작품에서 인용되거나 패러디됐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 Mancha)'는 돈키호테를 원작으로, 고전으로서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피해간 영리한 작품이다. 작품은 누구나 살면서 한번쯤 떠올리게 되는 '잊혀져버린 꿈'에 대한 이야기를 철들지 않는 돈키호테의 힘을 빌려 웃음과 감동으로 버무려낸다. 작가 세르반테스 자신이 곧 돈키호테였을 것이라는 가정은 작품에 새로움과 호기심을 더했다.


스페인의 어느 지하 감옥. 세르반테스는 신성모독죄로 이 감옥에 끌려온다. 종교재판을 기다리던 세르반테스는 감옥 안에서 즉흥극을 벌이며 동료 수감자들 앞에서 자신을 변론한다. 즉흥극의 주인공은 라만차에 살고 있는 알론조. 기사 이야기를 너무 많이 읽어 자신을 돈키호테라는 기사로 착각한 그는 예상대로 풍차를 괴수 거인이라며 달려들고, 성이랍시고 여관에 돌진한다. 알론조, 아니 돈키호테의 눈에는 거리의 여자 '알돈자'도 아름다운 공주 '둘시네아'로 비칠 뿐이다.

현실과 상상을 구별하지 못하고 천둥벌거숭이 마냥 뛰어드는 이 노인을 세상 사람들은 비웃고 무시한다. 그러나 엉터리 갑옷에 구부러진 칼을 떡하니 들고서 "그 꿈 이룰 수 없어도, 싸움 이길 수 없어도, 정의를 위해 싸우리라"는 돈키호테의 꿈을 위한 세레나데는 어느 순간부터 가슴은 묵직하게, 코끝은 찡하게 한다. 천진난만하게 돈키호테를 따라다니며 수행하는 하인 산초는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돈키호테를 통해 처음으로 희망을 품게 된 알돈자의 사연은 안쓰럽고 아름답다.


[리뷰]그의 꿈을 응원한다 - 뮤지컬 '맨오브라만차'


그러나 돈키호테가 현실을 깨닫고 알론조로 돌아오는 순간은 그 어느 비극보다 잔인하다. 이 세상에 돈키호테 한 사람만이라도 꿈을 믿고, 지키며 살아가길 바랐던 관객들은 그가 현실에 투항하지 않게 응원한다. "꿈을 포기하고 사는 게 미친 짓"이란 돈키호테의 대사에서는 그 어떤 자기계발서를 통해서도 얻지 못했던 위안을 찾게 된다. 두 번, 세 번씩 이 작품을 찾는 관객들이 유독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1964년 미국 코네티컷에서 초연된 이후 반세기 동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맨 오브 라반차'는 한국에서는 2005년 '돈키호테'라는 이름으로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이후 2007년, 2008년, 2010년 세 번의 앙코르 공연을 가졌고, 올해는 다섯번째 공연이다. '당신의 꿈을 되찾아 줄 브로드웨이 불후의 명작'이란 홍보문구가 과장은 아니었음을 작품을 보면 알게 될 것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황정민, 서범석, 홍광호 등 세 배우들은 각자 다른 개성의 돈키호테를 선보여 티켓을 예매하는 팬들에게 선택의 고민을 안긴다. 알돈자(이혜경·조정은), 산초(이훈진·이창용) 등의 존재감과 주조연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무대연출도 탄탄하고 치밀하다.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 6만~13만원, 10월7일까지)




조민서 기자 summ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