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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1년] 노조 독점시대 깨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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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창구 단일화' 아직 뜨거운 감자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운수회사인 A기업에는 지난해 새 노조가 생겼다. 기존 노동조합 집행부를 불신하던 직원들이 모여 노조를 만들었는데 이 노조는 높은 지지로 과반수 노조가 됐다.

이 회사의 기존 노조 집행부는 상당수 조합원들로부터 현실적인 요구 수용에 소극적이고 정서적인 공감대를 갖지 못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왔다. 사안마다 회사와 충돌하며 갈등 관계가 극에 달했던 노사관계는 새 노조가 생기면서 빠르게 복원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복수노조 체제를 출범시킨 충남 아산의 유성기업은 여전히 내부갈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유성기업의 복수노조 체제가 회사측의 노조 무력화에 동원됐다는 논란 때문이다.

유성기업 새 노조는 출범 당시 어용 논란에도 꾸준히 조합원 숫자를 늘려나갔다. 올 초에는 조합원 과반을 넘겨 교섭대표로 선정됐다. 기존 노조(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에서는 회사가 개별교섭을 이어가다 새 노조의 조합원 수가 과반을 넘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밟도록 요구해 기존 노조를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는 30일로 시행 1년을 맞은 복수노조제도가 곳곳에서 잡음을 내면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복수노조는 경영계와 노동계 내부에서도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는 제도다.


과거 복수노조 제도 시행을 반대해 온 경영계에서는 제도 시행 이후 이렇다할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1980년대부터 줄곧 제도 시행을 주장해온 노동계 일각에서는 문제제기의 목소리가 높다.


복수노조제도의 핵심 중 하나인 교섭창구단일화제도 의무화 때문이다. 교섭창구단일화는 사업장 내 여러 노동조합이 생긴 경우 사용자와 교섭할 수 있는 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에서는 교섭창구단일화가 교섭질서의 혼란을 막고 노조의 교섭력을 높일 수 있는 제도라고 하고, 민주노총 등 노동계에서는 이 제도가 기존 노조의 무력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이에 대해 오영민 고용노동부 노사관계선진화 실무지원단 팀장은 "아직 복수노조제도 시행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이미 허용된 제도를 되돌릴 수는 없다"면서 "경영계나 노동계 내부에서도 처한 상황에 따라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은 경쟁과 책임이 공존하는 노사관계가 정착되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교섭창구단일화제도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냈지만 지난 4월 헌재는 합헌판결을 내렸다. 이후 논란이 수그러들긴 했지만 노동계에서는 유성기업이나 KEC 같은 기업의 새 노조가 사측 주도로 만들어져 기존 노조를 무력화시키는데 활용되고 있다는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동법학회 등 일부 법학자들도 교섭창구단일화제도가 산별교섭을 위축시킬 우려가 높다는 지적했다.


이정희 금속노조 정책기획실장은 "복수의 교섭에 따른 시스템 혼란을 막겠다는 교섭창구단일화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실제 이 제도가 긍적적인 기여보다는 사용자가 노조를 지배개입하고 분열로 이끄는 등 악용되는 사례가 많아 교섭창구단일화를 강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복수노조 허용 이후 금속노조 내 20여개 사업장에서 복수노조가 출범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는데 이 중 유성기업, KEC, 보쉬전장 등을 대표적인 우려 사업장으로 꼽았다.


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7월에는 노조 설립이 가파르게 늘었다. 지난해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11개월 동안 817개의 노조가 새로 만들어졌는데 이 중 39%인 322개 노조가 지난해 7월 한달간 설립신고를 마쳤다.


지난해 8월에도 108개의 노조가 설립돼 최근 11개월 평균(74개)보다 노조설립이 1.5배 가량 많았다. 하지만 올 들어 지난 5월까지는 월평균 35.4개가 새로 생겨 노조 설립 숫자가 복수노조제도 시행 직후보다 크게 줄었다.


이를 근거로 노동부에서는 제도 시행 직후 개별 사업장 내에서 상당 숫자의 복수노조 설립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비조합원에 의한 신설형 노조보다는 기존노조 분화에 의한 분할형 노조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asiakm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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