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이민우 기자]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최근 유럽발(發)경제위기가 장기화조짐을 보이고 있어 확장적 거시정책보다는 안정을 기반으로 한 성장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를 앞두고 새누리당과 가진 당정협의에서 "한번 충격이 오고 끝나는 대규모의 일시적인 위기일 때는 확장적 거시정책의 내용이 유용했지만 지금처럼 장기화될 조짐이 있을 때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에도 위기는 간헐적으로 발생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가 2~3년 연이어 발생한 것은 유례가 없으며 과거와 달리 성격과 양상도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박 장관은 현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1·4분기까지만 해도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상반기까지는 발목이 잡히고 하반기에는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면서 "그러나 상반기가 끝나가는 지금까지 유로존 해법이 마땅치 않아 답답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정부는 기본적으로 경제체질을 보강하면서 위기에 따라 탄력이 떨어지는 성장동력을 보완하고, 위기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는 서민 경제를 안정시키는 큰 방향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안정을 기반으로 한 성장'이라는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차원에서 가용한 재원을 운용하는 것으로 뒷받침할 것"이라며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하고 일자리 창출 지속하는 등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제는 위기가 장기화되고 상수화되서 늘 같이 있을 수 있다는 걱정 속에서 하반기 경제 운용 계획을 마련했다"며 "어려운 시기지만 지금까지 국민들이 보여줬던 저력을 바탕으로 국민과 당과 정부가 힘을 합친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우리 경제가 세계경제 위상도 높이고 서민생활 커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하반기 경제정책의 핵심에 친서민정책의 확대를 주문했다. 진영 정책위의장은 "하반기 경제정책의 핵심은 서민정책을 어떻게 끌어올리고 안정시키며 활성화하느냐,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를 어떻게 하느냐에 있다"며 "그것을 잘한 정부야말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 의장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밖에서는 위기 속에서도 거시경제에서 많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있는 한편 기대했지만 친서민경제에서 실망스럽다는 평가도 있다"며 "총선에서 느낀 국민의 평가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의장은 화물연대의 파업을 거론하며 "기름값은 계속 오르고 있는데 운임은 그대로여서 순익이 감소하고 있다"며 "화물연대를 보면 4년 전에 정부가 표준운임제를 약속해 놓고 아직도 협의중이라고 하는데 (노동자들이) 어떻게 정부를 믿고 일만 열심히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이민우 기자 mwle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