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CEO 취임 후 첫 글로벌 전략회의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첫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전 세계 삼성전자 법인장과 임원들은 지난 주 국내로 귀국한 뒤 수원 사업장에 집결해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글로벌 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을 전망이다.
사흘 일정 중 첫 날인 이날에는 권오현 부회장을 비롯한 본사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주요 인사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LED 등 부품(DS) 부문에 대한 회의가 열렸다.
권 부회장은 "유럽의 재정위기와 글로벌 기업들의 신용 하락에 따른 경기 둔화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어 하반기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쉼 없는 도전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권 부회장은 기술 리더십 확보, 경쟁력 차별화, 유연한 시장 대응 등을 강조했다.
그는 또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모바일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내와 중국의 신규라인 건설을 통해 제조 경쟁력 우위를 유지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아울러 임직원의 창의적 사고를 부가가치 창출로 이어주는 워크 스마트(Work Smart), 창의적 사고와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조직 문화 확산도 당부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오현 부회장께서는 DS 부문의 전략회의만 진행하게 된다"면서 "부품과 세트 사업을 완벽하게 이원화 해 부품 관련 고객들을 안심시키고 세트 사업에서 공정한 경쟁을 펼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26일부터 열리는 DMC 부문 전략회의에는 권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고 윤주화 경영지원실장과 윤부근 CE(생활가전·TV) 담당 사장, 신종균 IM(휴대폰·PC·카메라 등) 담당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다.
올해 전략회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연초부터 강조해온 '유럽발 위기의 해결'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예상보다 유럽 경제 위기가 심각한 양상을 띠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까지 성장이 둔화돼 수출위주 사업 구조를 갖고 있는 삼성전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위기를 기회로 삼고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큰 틀의 위기 해결책은 구상중이다. 전략회의에선 각 부문, 지역마다 이를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이 모색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전략회의에선 권 부회장이 애플과 같은 경쟁자이자 협력사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심사중 하나다. 부품 사업을 총괄하는 권 부회장 입장서는 애플은 글로벌 시장서도 가장 큰 고객이지만 스마트폰 시장에선 치열한 소송전을 벌이는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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