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카파라치제 시행 앞두고 생계 위기 처한 택배기사 호소문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차에서 식사를 해가며 하루 12시간 이상 수없이 계단 뛰어다니며 노력했다. 하지만 열심히 한 대가로 징역 2년, 벌금 2000만원의 폭탄을 맞게됐다."
전국 택배업계 종사자들이 내달 시행예정인 자가용 화물자동차 신고포상금제(일명 카파라치제)와 관련, "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된다면 우리 택배기사들은 일자리를 잃고 떠날 수 밖에 없다"며 "기사들이 몸담아 온 현장을 떠나지 않고 여러분의 심부름꾼이 되도록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전국 택배 종사자 및 가족 일동은 25일 주요 일간 및 경제신문에 게재한 호소문을 통해 "카파라치 제도가 시행돼 신고될 경우,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배업계는 2004년 이후 정부의 화물자동차 신규 증차 제한에 따라 매년 급속하게 증가하는 택배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자가용 택배차량을 이용해 집배송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이로 인해 현재 택배차량 2대중 1대는 자가용 번호판으로 운행이 되고 있는 실정이며, 증차가 허가되지 않은 상태에서 카파라치 단속이 시행될 경우 벌금 및 비용부담에 따른 택배업계 피해는 물론 서비스 중단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택배 종사자들은 "정부는 영업용 번호판을 구입해 합법적으로 하라고 하지만, 정부가 허가해주는 번호판은 1200만원 이상"이라며 "하루하루 번 돈으로 가족들의 생활비, 공과금, 교육비 등을 제하고 겨우 생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번호판을 구입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또한 "우리 택배기사들은 정부의 정책이나 법은 잘 모르지만 가족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쳐야 한다는 아빠로서의 책임과 도리는 잘 알고 있다"며 "자식들에게 범법자가 아닌 떳떳한 아빠로, 국민편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택배기사로, 힘은 없지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살아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어 택배 종사자들은 "우리 기사들은 유통업 발전에 첨병역할을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며 "기사들이 몸담아온 현장을 떠나지 않고 더욱 열심히 여러분의 심부름꾼이 되도록 힘을 실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이에 앞서 한국통합물류협회(회장 석태수)는 이달 중순 전국 택배기사들의 뜻을 모은 연대서명서를 청와대, 국토해양부 등 정부 관계기관 및 서울시, 경기도 등 해당 지자체에 제출했다.
통물협은 탄원서를 통해 "자가용 화물자동차 유상운송 행위에 대한 단속을 당분간 유예해 주길 바란다"며 "특히 2012년 7월 1일부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시행 예정인 자가용 신고포상금 제도를 자가용 차량의 영업용 전환 이후로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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