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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국회 경제민주화 논의, 좋죠 하지만 市場원칙은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8초

대한상공회의소 손경식 회장
세계경제 마구 흔들리는데 정치가 나서서 기업 흔들어서야
수출 늘리려는 지방 중소기업 FTA 기회 살릴 수 있도록 해야


[아시아초대석]국회 경제민주화 논의, 좋죠 하지만 市場원칙은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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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노종섭 산업부 부장]“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고 시장경제라는 원칙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경제민주화 관련 논의에 신중하게 접근하길 바란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의 회관에서 가진 아시아경제신문 창간 24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최근 정·재계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추진에 대해 '원칙 훼손 불가론'을 강조했다.


손 회장의 이날 발언은 세계 경제 침체에 맞물린 기업 규제 강화로 자칫 국가 성장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일성(一聲)이다. 아울러 경제민주화 논란의 기준을 명확히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손 회장은 경제민주화에 관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그는 “경제민주화가 비단 어제오늘 화두로 떠오른 것은 아니며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쳤다”며 “시장경제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보완하는 작업은 경제 성장만큼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시장경제라는 원칙이 무너지면 성장동력이 같이 무너질 수 있다”며 “시장경제 원칙의 예외로 규제와 조정을 과도하게 늘리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공정거래법이 있고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그리고 대규모 점포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등 이미 상당 부분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더 이상의 규제는 시장경제 체제의 기업 활동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19대 국회에도 같은 맥락의 주문을 했다. 손 회장은 “세계 경영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만 열심히 한다고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회도 기업 활동을 돕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경제가 발전해야 복지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다른 무엇보다도 경제를 기본으로 두고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경기 전망과 관련, 손 회장은 “유럽은 물론 중국의 경제 둔화도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수출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고 내수 부진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요 기관들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는 만큼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불안 요소로는 공공요금 인상과 유가 불안 등을 꼽았다.


그가 이처럼 경제 우선순위를 강조하는 이유는 최근 국내외 경제계 인사들과 만남을 가지며 피부로 체감한 침체 위기 때문이다. 손 회장은 이번 달에만 중국 차세대 지도자 후보군인 쑨정차이 지린성 당서기, 마이크 롤링스 미국 댈러스 시장, 호르헤 루이스 끼하노 파나마운하청 총괄부청장을 접견했다.


손 회장은 “한국은 해외지향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출 시장이 활발해야 한다”며 “그러나 유럽이 어려워 수출이 줄며 시장이 가라앉고 있고, 특히 이는 중국에 다시 영향을 주고 있으며 국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도 침체된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과 함께 연구개발(R&D) 등 내실 키우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유럽과 미국 등에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으며 가까이 인접한 아세안(ASEAN) 시장이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해외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R&D와 신상품 개발 등으로 기업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3월 대한상의 회장에 재선출되면서 2005년 이후 7년간 재계 맏형 격인 대한상의 회장직을 역임해 오고 있다. 13만 회원 기업의 수장으로서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동반성장과 '합심'을 강조했다.


“그동안 대기업이 해외에서 많은 일거리를 얻어와서 중소기업과 함께 나눠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만큼 이 둘이 합심해서 국가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며 “대기업만 질타해서 위축시키기보다는 격려해 더 뛰도록 해야 하며 대기업도 비판을 겸허히 수렴해 개선할 것은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일 여수에서 가진 전국상의 회장단 회의에서 지역경제 침체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특히 유럽과 거래를 많이 하는 조선업이 밀집된 지역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곳이 상당히 어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업들은 수출 확대를 위해 FTA 기회를 활용하려 하나 활용 방법을 몰라 어려워하고 있다”며 “영세 업체나 수출 기업 등에 대해서는 컨설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 실업과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2010년 84%, 2011년 75%로 대졸이 너무 많아 이를 전부 수용하기 어렵다”며 “적극적으로 고졸 취업을 권장해야 하며 선취업 후진학이 용이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상의는 그동안 취업박람회, 청년인턴제, 산업체 우수 강사를 특성화고에 취업시키는 일들을 추진해 왔다”며 “직업훈련원을 통해 기업 수요에 맞는 맞춤형 인재 육성을 확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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