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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딱 맞는 옷 ‘톱타자’ 개조해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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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딱 맞는 옷 ‘톱타자’ 개조해 입는다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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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겉보기엔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었다.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리드오프 이동이다. 상승세를 그리는 타격감에 빠른 발까지 빛을 발휘한다. 그런데 톱타자 역할을 조금 특이하게 수행한다. 타석에서는 여전히 중심타자의 냄새가 난다. 딱 맞는 옷을 다른 형태로 개조해서 입고 있다.

추신수는 24일까지 치른 64경기에서 타율 2할7푼6리(254타수 70안타) 6홈런 24타점을 남겼다. 성적은 3년 연속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2010시즌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초반 부진을 감안하면 분명 상당한 진전이다. 15경기에 나선 4월 타율은 2할3푼7리에 불과했다. 정상적인 경기 소화가 불가능했다. 4월 10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상대 선발 크리스 세일의 투심패스트볼에 왼손을 맞았고 4월 25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도중 왼 허벅지 뒤쪽 근육(햄스트링)이 뒤틀리는 부상을 당했다. 추신수는 이후 6경기를 결장했다. 악몽은 8일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계속되는 듯했다.


이를 지켜보던 매니 액타 클리블랜드 감독은 5월 중순 타순에 변화를 꾀했다. 핵심은 추신수의 1번 타자 이동. 시즌 초만 하더라도 3번 타순은 붙박이로 보였다. 이유는 단순했다. 액타 감독은 “3번은 가장 잘 치는 타자가 맡는 자리”라고 했다. 추신수에 대한 믿음과 중용을 동시에 드러냈던 셈이다. 하지만 잇단 부진에 그는 추신수에게 리드오프를 맡겼다. 현지 다수 매체들은 시즌 전 추신수의 자리로 5번을 점쳤다. 중심타선의 공격력 강화를 위해 3번 카를로스 산타나, 4번 트래비스 해프너, 5번 추신수가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주장이었다. 액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무난한 출루율과 빠른 발이 클러치히터로서의 능력을 앞선다고 여겼다. 실제로 추신수의 득점권 타율은 2할6푼8리에 그친다. 반면 출루율은 0.36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35위, 아메리칸리그 16위를 달린다. 도루는 9개로 전체 공동 47위, 아메리칸리그 공동 22위다. 예상보다 베이스를 적게 훔친 건 아이러니하게도 장타의 영향 때문이 크다. 추신수가 때린 안타 70개 가운데 장타는 30개다. 이 가운데 2루타는 23개로 전체 공동 3위, 아메리칸리그 공동 1위다. 바로 추신수가 초반 극심한 부진에도 아메리칸리그 OPS(출루율+장타율) 상위권(24위)을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물론 그 원초적 근원은 톱타자를 꿰찬 이후 선보이는 맹타에서 발견할 수 있다.

추신수, 딱 맞는 옷 ‘톱타자’ 개조해 입는다 추신수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타격에 대한 자신감은 6월 들어 크게 뛰어올랐다. 29경기를 치른 5월 타율은 2할7푼6리. 반면 20경기를 소화한 6월은 3할이다. 사실 그는 조금 특이한 1번 타자다. 리드오프에게 가장 요구되는 출루율은 4월과 5월 각각 0.375과 0.387이었다. 붙박이 톱타자로 출전하는 6월, 수치는 0.323으로 오히려 낮아졌다. 원인은 줄어든 볼넷에서 찾을 수 있다. 4월과 5월 각각 10개와 16개를 골라냈지만 6월 나선 20경기에서는 3개만을 얻었다. 삼진 수는 큰 차이가 없다. 4월과 5월 각각 16개와 24개였고 6월 22개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를 중요하게 여기는 전형적인 리드오프와는 다소 거리가 먼 셈이다. 이는 특유 공격적인 성향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추신수는 최근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톱타자를 맡으면서 한 타석을 더 서게 됐다. 1회 첫 타석에서 초구 직구를 접할 기회도 더 많아졌다”라고 밝혔다. 새로 배치된 자리에 흡수되기보다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는데 더 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추신수는 올 시즌 초구를 공략해 적잖게 재미를 보고 있다. 34번의 타격으로 빼앗은 안타는 16개(타율 0.471)로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13위, 아메리칸리그 공동 5위다. 여기서 3개는 홈런이다. 올 시즌 6개 가운데 절반이 초구에서 만들어졌다. 출루율이 낮아졌다고 협력 플레이에서 약점을 노출하는 것도 아니다. 타율과 장타의 동반 상승으로 6월 OPS(0.856)는 4월(0.697)과 5월(0.825)보다 훨씬 더 높게 나타난다.


추신수의 임무가 리드오프로 바뀌었을 무렵 일부 관계자들은 향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의 손해를 조심스레 점쳤다. 초반 부진 탓에 자리 이동의 모양새가 중심타선에서 밀려난 듯 보였기 때문이다. 중심타자의 연봉이 대체로 톱타자보다 더 높다는 점도 아 같은 걱정을 부추겼다. 하지만 추신수는 위기를 또 하나의 반등 기회로 만들어냈다. 액타 감독은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추신수의 최근 상승세는 마음가짐의 변화에서 온 것”이라고 말했다. 딱 맞는 옷을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재탄생시킨 노력. 현재까지 변화는 온갖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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