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센터, 정비때 고객에 안 알려줘..'최고 명차' 맞습니까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최고의 명차 브랜드로 손꼽히는 포르쉐가 새 엔진 교체 시 고지의무를 지키지 않고 재생엔진을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0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 등 일부 최고급차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고지의무를 해태하고 재생엔진(리퍼엔진)으로 교체해주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재생엔진은 문제가 발생한 엔진을 따로 모아 부품만 새로 갈아 끼운 제품을 의미한다. 서비스센터는 무상보증 기간과 상관없이 엔진을 교체해야하는 경우 재생엔진과 새 엔진을 분류해 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외국계 금융투자회사에 근무하는 P씨는 지난해 구입한 2억원대 포르쉐 차량의 엔진에 이상이 생겨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새 엔진으로 교체해주겠다며 진단결과를 통보했다. 그러나 교체해 준 엔진이 부품만 교환한 재생엔진임을 알고 서비스센터에 항의했다. 돌아오는 대답은 새 엔진이 맞다는 것뿐이었다. 그는 한국 본사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나서야 “완전히 새 엔진은 아니다”라는 답변을 받아낼 수 있었다.
또 다른 소비자 A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A씨는 “최초에 새 엔진으로 교체해 주겠다는 말을 믿고 정비를 맡겼으나 나중에 재생엔진을 사용한 것을 알았다”며 “회사측에 항의했지만 새 엔진이 맞다는 대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포르쉐 공식 수입원인 스투투가르트스포츠카 관계자는 “고쳐서 다시 사용하는 엔진이기는 하지만 독일 본사의 인증이 있기 때문에 새 엔진이라고 부른다”면서도 “완전히 새로 만든 엔진은 아니다”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이어 “부품을 교체한 엔진인 만큼 새 차의 엔진과는 다르다”며 “다른 수입차 브랜드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의 설명은 달랐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무상수리 기간에는 완전한 새 엔진으로 교체해 주고 있고, 무상수리 기간이 만료된 차량에 대해서는 새 엔진과 재생엔진을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정비에 들어가기에 앞서 교환될 제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고지하고 있다”며 “부품에 따라 보험료와 중고차 가격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 제조된 엔진이 아니라면 재생엔진 또는 중고엔진이라고 고지하는게 맞다”며 “이미 사용한 차량의 부품을 모두 새 부품으로 교체한다고 해서 새 차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강조했다.
포르쉐 관계자는 “엔진교체와 관련한 불만에 대해 아직까지 정확하게 파악된 부분이 없다”며 “고객관련부서에 문의해 불만 내용을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임철영 기자 cy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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