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PC방에서 돈 뜯어서 엔씨 주식 사주는 그림이네요." "넥슨의 거대 공룡화는 계속 진행됩니다."
지난 8일 넥슨의 엔씨소프트 인수 사실이 알려진 뒤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한인협)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이다. 한인협은 전국 PC방 업주들의 모임으로 5000여사가 조합원으로 속해 있다.
넥슨을 향한 PC방 업주들의 불만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정당한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진정성 있는 답변이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인협이 속한 전국소상공인연합회(회장 김경배)는 최근 넥슨에 공개질의서를 발송했다. 김경배 회장은 "동반성장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넥슨은 착취를 하고 있다"며 "책임지고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오는 11일 넥슨 본사에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한인협이 주장하는 넥슨의 문제는 오과금, 끼워팔기 등 크게 2가지다. 넥슨이 게임 사용시간을 과도 계산해 실제보다 더 많은 요금을 받아가고 있으며, '정량제'라는 이름으로 자사의 비인기 게임을 끼워팔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인협은 "넥슨이 서비스하는 16가지 게임을 묶어 팔아 사실상 게임을 선택할 권리를 없앴다"고 지적했다. 오과금 문제를 두고는 "넥슨은 보상시스템을 갖췄다고 해명하지만, 그보다는 오과금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시스템 보완이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한인협은 삭발식까지 벌이며 넥슨을 향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최승재 한인협 이사장은 "PC방 업주들은 하루 벌어 하루 살기가 빠듯한 소상공인들"이라며 "그런데도 우리가 이렇게까지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자 넥슨은 지난달 말 보도자료를 통해 "사단법인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무료이용시간과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상생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알렸다. 인문협은 한인협과는 다른 PC방 업주들 모임이다. 넥슨이 제공했다는 무료 이용시간은 7만2000시간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2000만원이다. 이를 두고 PC방 업주들 사이서는 "넥슨이 비난을 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인문협 관계자는 "무료 이용시간은 협회 내 우수 회원사에게 나눠줬다"며 "장학금은 말만 나왔을 뿐 아직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한인협은 넥슨이 자신들과 대화하려는 의지가 없다고 주장한다. 여러 번 대화 의지를 전달했지만 답변이 없다는 것이다. 최 이사장은 "지난달 1인 시위 이후 넥슨 실무진에 수십번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더라"며 "우리와 대화하려는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넥슨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게임 콘텐츠에 요금을 부과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오과금 역시 자동보상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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