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정치 스승과는 다른 길을 갈 수 있을 전망이다.
올랑드의 정치적 스승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1981년 집권에 성공했지만 총선에서 패배해 우파인 자크 시라크 총리와 함께 불편한 ‘동거’를 해야했다. 이후 2차 오일 쇼크 등을 거치며 자신의 뜻을 국정에 반영하는데 실패했다.
올랑드 역시 오는 10일과 17일 진행될 총선에서 소속 사회당이 패배할 경우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현재 프랑스 의회는 사르코지가 이끄는 대중운동연합(UMP)이 317석으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고 사회당은 204석을 점하는데 그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UMP가 과반 의석을 확보하면 올랑드 정부는 내각을 넘겨주고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를 구성해야 상황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프랑스 국민들은 올랑드에게 힘을 몰아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국제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지난 5일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사회당이 총선에서 총 577석 중 249~291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291석은 단독 과반에서 3석 많은 수치다.
사회당 단독 과반에 실패한다 해도 좌파연합이 최소 303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좌파의 총선 승리는 사실상 확실해 보인다.
좌파지 리베라시옹의 조사결과에서도 사회당은 약 59%의 지지율을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랑드 대통령 당선 이전 약 30%선이던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올랑드의 성장정책이 국민들에게 먹혀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다.
선거 3일전인 7일 BVA 조사 결과 53%의 프랑스 국민은 경제가 호전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달 사회당 올랑드 대통령이 당선이전 조사에 비해 20% 포인트나 껑충 뛰어올랐다.
올랑드의 성장정책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이라는 평이다. 올랑드는 최근 공공기업 최고경영자의 임금을 깍고 62세로 연장됐던 은퇴가능 연령을 60세로 다시 회복시키는 등 선거 공약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사회당이 다수당을 확보한다해도 고민은 있다. 연정이 아닌 단독 과반의석 확보에 대한 의지다.
FT는 공산당의 지원을 받는 좌파전선이 의석을 크게 확장할 경우 올랑드가 정책을 펴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사도 북부 파-드-칼레 데파르트망(道)의 에냉-보몽 선거구에 출마했한 극우파 국민전선(FN)의 마리엔 르펜 대표에 맞서 극우파 타도를 외치며 대항마로 나선 좌파전선의 장-뤽 멜랑숑 대표가 살아돌아올 경우 그의 입지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대선 3,4위끼리의 맞대결은 이미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좌파 대통령이 탄생한 가운데 최근 유럽에서 일고 있는 극우주의가 이번 프랑스 총선에서도 얼마나 위세를 떨칠지도 관심거리다. 지난 대선에서 17.9%를 득표한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의석을 확보할지 여부가 이번 총선에서 결정된다.
총선은 6월10일과 17일 두 차례 실시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5% 이상 득표자들을 상대로 결선투표를 치른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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