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박영준 파이시티 인허가비리 첫 공판준비기일 출석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방통대군'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왕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8일 법정에 섰다. 지난달 18일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로 구속 기소된 지 약 한 달 만이다.
최 전 위원장은 8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425호 법정에서 열린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사건 첫 공판 준비기일에 피고인으로 참석했다. 지난달 23일 심장수술을 받고 회복중인 최 전 위원장은 휠체어를 탄 채 법정 피고인석에 자리잡았다. 구속기소중인 박 전 차관도 출석했다. 다만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은 공판 준비기일에 나타나지 않았다.
최 전 위원장은 2006년 7월~2008년 2월 파이시티 사업의 인허가 알선 명목으로 브로커 이동율씨로부터 총 8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최 전 위원장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은 제외하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위반(알선수재) 혐의만 적용됐다. 박 전 차관도 최 전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알선수재 혐의가 적용됐다.
최 전 의원측과 박 전 차관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밝혔다. 다만 강 전 실장측은 "공소사실은 인정한다"며 재판을 분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재판부는 기소된 세 사람이 공범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검찰과 변호인들의 동의를 얻어 사건을 분리해 처리하겠다고 결정했다. 다만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와 브로커 이동율씨 등에 대한 증인심문은 같이 진행하기로 했다.
변호인단이 기록검토를 마치지 않았기 때문에 재판부는 한차례 공판 준비기일을 더 거치고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기로 했다. 다음 공판 준비기일은 오는 21일 오전 10시 피고인들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다.
한편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나온 최 전 위원장은 건강상태를 물어보자 "수술 후 음식을 못 먹는다.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운동을 해야 하는데 힘이 빠진다"고 답했다.
재판 전 구속 수감된 최 전 위원장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도 없이 수술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는 최 전 위원장에 대한 심문기일을 열고 구속집행정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 전 위원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관할 구치소장의 재량으로 이틀 전인 5월21일 병원에 입원해 23일에는 복부대동맥류 수술을 받았다.
법원은 최 전 위원장이 구속상태에서 이미 수술도 받았기 때문에 구속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판단을 할 필요 없다고 결정했다. 사실상 법원이 집행정지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