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밤에 문자···화장품 '기습세일', 왜?
-할인행사 전후 매출 줄어들자 예고없이 진행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직장인 한예람(30·중구)씨는 최근 화장품 브랜드숍에서 색조와 기초제품 등 화장품 10만원어치를 구매했다. 화장품을 잔뜩 사서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한 씨에게 한 통의 문자가 도착했다. 화장품을 산 바로 그 브랜드숍에서 내일부터 최대 50% 할인행사를 시작한다는 문자였다. 좋았던 기분도 잠시 한씨는 “세일을 예고 없이 갑자기 하는 바람에 구매시기를 맞추지 못했다”면서 “백화점처럼 세일기간을 미리 좀 예고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기습세일'로 매출을 단단히 올리고 있다. 세일기간을 미리 예고하지 않고 '게릴라 세일'을 통해 세일 전후 매출이 떨어지지 않도록 영리한 장사를 하고 있는 것. 브랜드숍끼리 서로 세일날짜가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눈치경쟁도 치열하다. 회사 내부에서도 세일날짜는 '기밀'로 여겨질 정도다.
5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정해진 날짜 없이 기습적으로 진행되는 브랜드숍 '게릴라 세일'이 매달 한 차례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올 들어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대부분의 브랜드숍이 매달 세일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에도 모든 브랜드가 기습세일을 준비 중이다.
매달 10일 '미샤데이'라는 이름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브랜드숍 미샤를 제외하고는 모두 기습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세일기간에는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해당 브랜드 이름이 오르는 등 브랜드숍 화장품 세일은 세간의 큰 관심거리다.
지난해 미샤가 더페이스샵을 제치고 브랜드숍 1위를 기록한 것도 이 세일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값세일을 염두에 두고 제품가격을 일부러 높게 책정한다거나 정작 소비자들은 세일날짜를 하루 전이나 당일에나 알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이니스프리 한 관계자는 “세일 날짜를 미리 고지하거나 매월 특정일을 정해두고 세일을 하면 세일 전후로 매출이 뚝 떨어지기 때문에 일부러 기습적으로 세일을 한다”면서 “내부에서도 날짜는 비밀로 유지돼 담당자들도 하루 전에 통보를 받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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