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는 잠행중…김재연, 공식일정 모두 소화
문대성은 근신중…김형태, 교통사고 수술로 검찰수사 차질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19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지 엿새째인 4일 문제 의원을 둘러싼 잡음은 여전하다.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과 새누리당을 탈당한 문대성·김형태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문제의 당선자 4인방은 결국 '금배지'를 달았다. 당선 직후 각종 의혹으로 인한 사퇴 여론으로도 이를 막지 못했다. 임기 시작 전부터 '식물 의원'이 될 것이란 우려도 현실화됐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국민의 피로도 또한 높아졌다.
◆ 사라진 이석기 =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신관 5층의 한 사무실 앞에는 기자들이 상주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과 중앙위원회 폭력 사태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이석기 의원이 '꽁꽁' 숨었기 때문이다. 그는 2주째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 '잠행' 중이다.
그는 최근 수십년간 살아온 사당동 자택을 부동산에 내놓았다. 그가 운영하면서 경기동부연합의 '자금줄'이란 의혹을 받았던 CN커뮤니케이션(옛 CNP전략그룹)도 사무실 집기가 모두 치워져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옥 이전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를 대비해 각종 회계장부와 내부 자료를 정리한 것이란 의혹도 제기된다.
◆ 꿋꿋한 김재연 = 이 의원과 같은 이유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은 가장 꿋꿋하다. 그는 3일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이 주최한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했다. 기자와의 접촉은 꺼리면서도 공식 일정은 모두 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의원은 2일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역공을 펼쳤다. 그는 "아직도 색깔몰이로 선거 때마다 재미를 톡톡히 봤던 오래전의 낡은 기억에 매달려있다"며 "박 전 위원장은 스스로 5·16 쿠데타와 유신헌법에 대해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종북 성향 논란에 대해서도 "국민이 불안해한다면 그건 저의 국가관에 실제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악의적인 거짓 공세가 불러온 결과"라고 해명했다.
◆ '읍소형' 문대성 = 논문 표절 문제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문대성 의원(부산 사하갑)은 임기 첫 날 국회에서 열린 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첫 발을 내디뎠다. 그는 "근신하며 의정활동 준비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며 근황을 전했다.
문 의원은 박사학위 논문이 국민대에서 표절로 판정된 날 동아대 스포츠과학대 교수직도 내놓았다. 하지만 의원직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 의원은 지난달 2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비난이 나에게 쏟아지는 상황에서 그만 두면 내 가족과 아이들한테 (내가)뭐가 되겠느냐"며 사퇴 불가를 천명했다.
◆ '수사차질' 김형태 = '제수 성추행' 의혹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형태 의원(경북 포항남·울릉)은 다사다난하다. 그는 지난 1일 차량 접촉사고를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뒤 24일에는 후유증을 호소하며 서울의 한 병원에서 목 부위 수술을 받았다. 때문에 김 의원에 대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사법당국의 수사도 차질을 빚고 있다.
김 의원은 보좌관 구성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5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한 언론과의 접촉에서 "임기 중에 잘못한 것도 아니고 10년 전 사건을 가지고 (나를)물러가라고 할 수 없다"며 의원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위기에 대처하는 문제의원의 자세는 '4인 4색'이지만 입장은 한결같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은 당장 당에서 제명을 위한 징계절차가 진행중이다. 김형태 의원는 당장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며, 문대성 의원 또한 이들의 제명 논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문제의원 4인방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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