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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한은 물가관리 실패, 존재가치 왜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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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엊그제 공개한 4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는 그 회의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친 금통위원들의 '최후 발언'이 들어 있다. 그중에서 최도성ㆍ김대식 두 전 금통위원의 발언으로 짐작되는 내용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들은 '물가안정에 대한 한은의 존재가치가 왜소화되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떠나면서 남긴 자기비판인 동시에 금통위와 한은에 대한 고언이다.


이들은 정부가 가격통제 등을 통해 물가안정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반면 한은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안정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 결과 국민과 시장은 한은을 믿지 못하게 됐고, 이런 불신이 한은의 통화정책이 시장에 파급되는 효과를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정상화를 충분히 하지 못한 탓에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지속되어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가계저축률이 하락한 것에 대한 한은의 책임도 거론했다. 중앙은행이 뭔가를 말할 때는 알기 쉬운 단어와 문장으로 알맹이 있게 말해야 한다는 일반론도 소개했다. 이는 김중수 한은 총재를 꼬집은 말로 들린다.


사실 이런 지적은 대다수 언론과 많은 전문가가 그동안 수도 없이 해 온 것이어서 새삼스럽지는 않다. 한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신속한 금리 인하로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하지만 그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동안 금리정상화를 지연시켜 물가불안과 부채거품을 초래했다. 이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그다지 보이지 않던 한은이지만 이번 두 전 금통위원의 지적만은 흘려듣지 않으리라 믿는다.


한은은 지난해 여름 유럽 재정위기의 파장을 의식해 금리정상화를 중단했고, 이달까지 11개월째 금리동결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면서 시장의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이러니 한은의 '존재가치'가 의문시되는 것이다. 경기가 더 부진해지면 금리 인하가 필요할지도 모르니 '결과적으로 잘된 것'이 될 수도 있을까. 그렇지 않다. 그런 상황이 되어도 금리정상화 지연으로 인한 부작용은 그대로 우리 경제의 짐으로 남는다. 김 총재와 현직 금통위원은 물론이고 한은 임직원도 한은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보다 깊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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