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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건강한 치아' 구청이 함께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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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건강한 치아' 구청이 함께 만든다 고재득 성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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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치아만큼 좋은 친구도 없다. 건강한 치아는 매일 '먹는 즐거움'을 갖게 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명확한 발음'을 준다. 가지런하고 새하얀 이는 이성의 호감을 사는 '아름다운 미소'도 선물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소중한 치아에 많은 관심을 두지 못했다.


어릴 때는 치과에 간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무섭기만 했다. 나이 들어 막상 치과에 가자니 치료비 때문에 치과 가기가 더 무서워졌다. 물리적 고통에 심적인 고통까지 더해진다. 망가진 치아를 바라보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칠 것이 아니라 진작부터 치아관리에 신경을 썼다면 이런 일은 없을 것이다.

치아 관리 비법은 의외로 단순하다. 하루 3번, 3분씩만 투자하면 된다. 바로 매일매일 식사 후 양치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던가. 어릴 때부터 올바른 칫솔질, 정기적 검진만 꾸준히 해도 노년까지 틀니 없이 자기 치아를 사용할 수 있다. 작은 습관 하나가 평생 튼튼한 치아를 가지고 사는 가장 큰 밑천이 된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만 12세 아동의 1인당 충치 수는 2.1개로 1개 미만인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는 성인까지 이어져 대부분이 치아우식증을 경험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지난해 상반기 건강보험 진료 순위에 잇몸염과 치주질환, 치아우식증 등 구강질환이 10위 안에 3개나 들었고, 2010년 치과 병ㆍ의원 요양급여 비용도 1조3790억원에 달했다.

심각한 것은 전국 청소년의 40.8%, 특히 서울은 21.8%만이 점심을 먹고 난 후 칫솔질을 한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10명 중 4명은 칫솔질을 하지 않는다. 어릴 때 습관이 그대로 성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유치원까지 잘하던 칫솔질을 왜 학교 입학 후에는 하지 않게 된 것일까. 교사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더니 62.5%가 양치할 장소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학교 화장실과 수돗가의 2~3개에 불과한 수도꼭지로는 많은 아이들을 감당하기가 어렵다.


양치시설이 급식실 앞이나 복도에 설치돼 있으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칫솔질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아이들의 이동경로에 따른 것이다. 이미 성동구는 3개 시범학교에서 양치시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 아이들은 밥 먹고 칫솔질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익숙해졌다. 연구결과에서도 양치시설이 설치된 학교에서 매일 칫솔질 실천율이 17.3%에서 63.8%로 높아졌다. 학부모의 반응도 뜨겁다. 칫솔질하라고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아도 학교에서 습관을 들여오기 때문이다.


성동구는 어릴 때부터 양치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지역 내 초ㆍ중ㆍ고교 39개소 전 학교에 복도와 같은 유휴공간을 활용해 양치시설을 설치하기로 했다. 45도 각도로 칫솔을 기울여 아래위로 닦는 것을 표현한 '쓱쓱싹싹'과 하루 3번ㆍ식후 3분 이내ㆍ3분 동안이란 뜻의 '333'을 합쳐 '쓱쓱싹싹 333'이라고 재미있는 이름도 붙여봤다.


치아건강사업은 그 전문성 때문에 구청의 의지만으로는 어렵다. 성동교육지원청 한양여대 성동구치과의사회 등 민ㆍ관ㆍ학 모두가 아이들의 치아건강을 위해 나섰다.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발판으로 양치습관이 정착된다면 연간 4조원 의료비 절감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세계 최고 건치국가로 꼽히는 독일의 충치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인 1.6개보다 훨씬 낮은 0.8개다. 맥주도 많이 마시고 우리보다 더 서구화된 식습관을 가진 독일의 치아 건강 비결은 바로 어릴 때부터 잘 들인 '양치습관' 덕분이다. 민간단체와 정부가 모두 나서 유치원 때부터 치아 건강 교육을 하고 고등학교까지 매달 구강 정기검진도 한다. 우리도 양치시설 설치사업을 전국의 모든 학교로 확대해 독일과 같은 '치아건강 선진국'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재득 성동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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