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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20년, 중국을 다시 본다]"美 대학 간판이 취업 보증수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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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9>중국 청춘들의 '아메리칸 스터디 드림

15만명 '붉은 유학생' 물결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중국의 명문 칭화대학교 차량공정학과에 2009년 입학한 류지엔팅(21)씨는 미국의 듀크대학교나 미시간대학교를 목표로 유학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국에 가서 공학은 물론 경제학을 추가로 배울 계획이다.


류씨는 “듀크대를 비롯한 미시간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미국의 유명 대학들은 미래가 유망한 데다 수업의 질이 높아 중국 학생들이 선호한다”며 “미국 유학이 향후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대학이 상대적으로 경직된 중국 대학과는 달리 실전과 토론 위주의 자유로운 수업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제공해 인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미국 점령한 中 유학생들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교를 점령했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미국의 선진 문화와 기술을 배워 좋은 회사에 취직하려는 대학생들의 열기도 나날이 뜨거워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 지원 감소 등으로 재정난에 빠진 미국 대학들이 자국 학생에 비해 등록금을 더 받을 수 있는 외국인 학생을 적극 유치해 재정을 충당하려는 전략도 한몫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대학원위원회(CGS)의 보고서를 인용해 올가을 개강하는 미국의 석·박사 프로그램에 중국 유학생의 지원 규모가 전년 대비 18%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유학생의 미국 대학원 진학 규모는 2010년 전년 대비 20%, 지난해 21% 각각 늘어나는 등 7년째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2010년부터 인도를 제치고 미국에 가장 많은 유학생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는 미국에 유학온 학생 중 22%가 중국인이었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이 급증하는 까닭은 경제력 향상으로 중국 학부모들이 자녀를 유학 보낼 수 있는 여력이 커진 데다 미국 유학이 취직 등 본인의 경력 쌓기에 큰 도움이 된다는 중국 학생들의 인식이 늘었기 때문이다.


칭화대를 다니다 2008년 미국의 미시간대로 유학을 떠난 뒤 지난해 중국에 돌아온 쉬핑시엔(30)씨도 본인의 경력 관리를 위해 유학을 선택했다. 미시간 대학을 졸업하고 현지 회사에 취직했다가 현재 중국의 한 대기업으로 이직한 그는 “좋은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학교 다니면서 꾸준히 유학을 준비해 장학금을 지원받고 유학을 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미국의 학비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장학금이 지원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16군데의 미국 대학에 지원해 2곳에서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학생들이 미국 학교로 몰려드는 배경은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언어와 문화를 익힌 인재 채용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중국 중산층이 급증하면서 미국 학교의 비싼 수업료를 낼 수 있게 된 것도 미국 학교 진학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中 정부, 유학생 끌어안기 나서


정부의 지원 감소로 재정 상황이 어려운 미국 대학들이 미국 학생의 정원을 줄여가면서까지 중국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나선 것도 원인이다. 유학생들에게는 보통 미국 학생의 두 배 가까운 등록금을 받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는 2008년 캘리포니아주에서 3억100만달러를 받았으나 올해는 28% 감소한 2억2700만달러의 재정지원을 받았다. 이 대학교는 캘리포니아주 출신에게는 1만3234달러, 미국 내 다른 지역을 포함한 유학생에게는 2만2878달러의 등록금을 받는다.


워싱턴주 시애틀시에 위치한 워싱턴대는 이 지역 출신에게 연간 등록금으로 1만346달러를 받지만 중국인 유학생에게는 2만7830달러를 요구한다. 미국 대학이 중국인 학생 유치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셈이다.


중국인 유학생을 많이 유치하는 대학교 중 하나인 미국 동부 델라웨어주립대 직원인 낸시 퍼셀(59)씨는 “4~5년 전만 하더라도 델라웨어 대학교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지 않고 한국이나 인도, 중동 학생이 많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학생이 급증했다”며 “중국 학생의 유입이 늘어나면서 대학교 재정도 많이 좋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알렸다.


중국인 유학생이 늘어나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에서는 미국 유학 중개를 빌미로 각종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외 유학을 가기 위해 많은 중국 학생들이 유학 중개소를 이용하는데 수수료를 떼인다거나 과다한 수수료를 내는 일은 물론 무명 대학을 명문대로 속여서 유학을 보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유학한 인재들이 중국으로 돌아오지 않는 현상도 나타난다. 1978~2010년 해외에 나갔던 중국 유학생 중 절반 정도인 63만명만 중국으로 돌아왔다. 나머지는 현지에서 일자리를 구했다는 이야기다. 중국 정부는 해외에 있는 중국인 과학자들이 귀국하면 연구비를 적극 지원하는 등 인재 유치에 골몰하고 있다.


쉬핑시엔씨는 “미국으로 유학 간 중국 학생들이 임금 수준이 높고 중국에 비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현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일단 현지 회사에 취직했다가 경력을 쌓아서 중국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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