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출·권력 교체 탓에 적극적 부양 자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세계 최대 채권펀드 핌코가 중국의 경제 둔화가 더욱 깊어질 수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1999년 이후 최저 수준인 7%대 중반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핌코는 현재 중국이 경기 부양으로 방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지만 부동산 대출을 억제해야 하고 올해 말 정권 교체를 앞두고 있다는 점 때문에 적극적으로 부양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핌코의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 운용 부문 글로벌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라민 톨루이는 지난 13일자 e메일 코멘트를 통해 "중국 경제가 3분기까지 바닥을 치지 못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그는 "정책 결정자들이 추가 부양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대출 급증을 억제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2009년만큼 적극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톨루니는 또 올해 말 권력이 교체되는 만큼 새 지도부가 국정 운영 첫 해를 맞이하는 내년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두려는 것도 중국이 현재 적극적인 부양에 나서지 않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중국은 경제와 금융 두 영역이 단지 급격한 붕괴 없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중국이 사상 최대 수준의 과잉 대출을 줄여나가면서 부양조치를 조금씩 취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 둔화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중국은 현재까지 기준금리 인하 등의 적극적인 부양보다는 지급준비율 인하 등의 방식을 통해 다소 소극적으로 경기 둔화에 대응하고 있다.
SLJ 매크로 파트너스의 스티븐 젠 파트너는 "지급준비율 인하는 경착륙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지 연착륙을 피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적극적인 부양이 아니라 성장률 둔화를 받아들이면서 단지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이다. 젠은 "이러한 대응 방법은 (경기 둔화에) 반응을 보이는 것일 뿐 많은 시장관계자들이 기대하는 좀더 적극적이고 예방적 차원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핌코가 예상한 7%대 중반의 성장률 전망치는 씨티그룹,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월가 주요 은행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다. 씨티그룹은 전날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4%에서 8.1%로 낮췄다고 밝혔다. JP모건 체이스도 지난 11일 중국의 통화 및 재정정책이 뒤처졌다며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8%로 낮췄다.
린이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20년간 중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8%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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