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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고금리 상품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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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고객만 되고 나이 제한 있고 통장잔액도 충족해야
저축銀 이탈자 겨냥 잇단 출시…'미끼 상품' 상술 비판도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시중의 유동자금을 겨냥해 은행들이 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고금리상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품들은 대부분 자격이 제한돼 있거나,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대다수의 고객들에겐 '그림의 떡'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일부 상품들의 경우 광고하는 우대금리를 다 받기 위해선 연령, 통장 잔액 등 아주 특별한(?) 조건을 채워야 한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선보인 고금리 예금상품 'KDB다이렉트'의 예수금은 7개월 만에 1조원을 돌파하며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이 상품은 정기예금인 'KDB다이렉트 하이정기예금'과 자유입출금 상품인 'KDB다이렉트 하이어카운트'로 구성돼 있으며 특히 'KDB다이렉트 하이정기예금'은 최고 연 4.5%의 금리를 주고 있다.


하지만 기본이율은 4.3%로 0.2% 포인트가 높은 우대이율을 받기 위해선 산업은행의 신규 고객이어야만 된다. 또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가입해야만 이 같은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외환은행은 지난 3월 13일부터 4월 30일까지 해외여행 상품권, LED TV 등 푸짐한 경품을 내걸고 고객감사 새출발 이벤트를 진행했다. 여기서 판매된 특판 예금은 최근 한도 2조원을 채우며 완판되는 실적을 올렸다. 이 상품의 최고금리는 연 4.25%였다. 그러나 가입총액이 2조원이 되면 판매를 중단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예ㆍ적금을 포함해 한도가 5000만원인 기업은행의 신 서민섬김통장은 기본금리가 3.9%이지만 요건을 충족하면 최고 4.6%까지 금리가 올라간다.


우대금리 항목은 총 6가지로 기업은행 첫 고객등록(0.1%포인트), 급여이체(0.2%포인트), 아파트관리비 등 자동이체(0.2%포인트), 예ㆍ적금 동시 가입(0.1%포인트),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0.1%포인트), 신용ㆍ체크카드 이용(연간 100만원당 0.1%포인트, 최대 0.3%포인트) 등이다.


국민은행의 KB국민 첫 재테크 적금은 기본이율 연 4.5%에 우대금리로 최고 0.5%포인트를 추가로 제공한다. 하지만 만 18세에서 만 38세 이하만 가입할 수 있고 월 30만원까지만 저축할 수 있다.


여기에 우대금리를 다 받기 위해선 기존에 국민은행의 예금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고객이어야 한다. 또 계약기간 동안 이체거래 실적이 있어야 하며 만기 시점에 1000만원 이상 저축한 계좌를 보유해야 한다.


이 밖에 신한, 하나, SC 등 여타 은행들도 연령과 통장 잔액에 따라 금리 혜택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4%를 훌쩍 뛰어넘는 고금리 상품들을 판매하며 저축은행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지만 실상은 우대금리를 다 적용받기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결국 상품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달성하기 어려운 까다로운 조건이기 때문에 고금리를 미끼로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얄팍한 상술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고금리 때문에 저축은행을 이용했던 고객들이 시중은행에도 고금리 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많이 몰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적자를 감내하면서 고금리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요건을 충족시킬 경우에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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