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특허 침해했다" vs "침해사실 없다"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날개없는 선풍기'로 유명한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사가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국내 중소 제조사에 경고장을 발송하자 해당 업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글로벌 대기업과 국내 중소업체 간 법적 분쟁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15일 류공현 코스텔 대표는 "다이슨의 태도는 명백한 영업방해"라며 "변리사와 변호사 선임을 통해 우리도 다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다이슨은 코스텔에 특허권 침해에 관한 1차 경고장을 발송했다. 다이슨은 코스텔이 날개 없는 선풍기 모조품을 생산ㆍ판매하며 자사의 특허 5가지를 침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슨 본사 법무팀의 질 스미스 팀장은 "(특허권 침해에 관해) 시정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슨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는 코스모글로벌에 따르면 경고장은 코스텔을 포함해 9개사에 보내졌다. 코스텔은 지난 2010년 기준 매출 500억원 가량의 중소 업체다.
코스텔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아직 제품을 시장에 내놓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특허침해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냐는 것이다. 지난달 날개없는 선풍기 '매직팬 제트'를 개발한 코스텔은 이번주 중으로 시중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을 다이슨 제품의 절반 이하로 책정,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류 대표는 "제품을 보지도 않고 특허 침해 운운하는 건 다이슨이 명백히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 제품은 다이슨 특허와 충돌하는 부분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이슨 측은 "제품을 미리 확인해보려 했는데 판매하고 있지 않더라"며 "코스텔 역시 중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 것인 만큼 특허침해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다.
다이슨은 한 달 가량 시정 기간을 준 뒤 특허침해 소송 등을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텔 역시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양사 간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이슨은 지난해와 올해 특허 등록을 통해 5건(특허번호 10-1038000 등)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이슨은 특허권 범위의 확장을 위해 관련 유사 특허 18건을 출원 중에 있다.
코스텔 역시 특허권으로는 만만치 않다. 전체 직원 중 30% 가량이 연구인력인 이 회사는 200개 이상의 지식재산권을 출원 및 등록한 연구중심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코스텔은 매직팬 제트와 관련해 국제특허는 출원한 상태고, 국내서도 접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특허기술이 있는 만큼 다이슨과의 특허분쟁에서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류 대표는 "우리가 보유한 특허와 실용신안이 200개가 넘는다. 특허충돌이 있다면 일을 추진했겠느냐"며 "법적 검토를 다 마친 상황인 만큼 특허다툼이 있다면 특허심판원에서 판결을 받아보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이슨은 지난해 대웅 굿모닝과 벌인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는 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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