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경영 선포 8개월만에 눈부신 성과
‘금융’이란 말 앞에 ‘따뜻한’이란 수식어가 붙어있다.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같아 보이지만 신한금융이 부여하는 의미는 가볍게 치부할 수 없는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 있다. ‘따뜻한’이란 말은 상대방이 감각으로 느껴야만 붙을 수 있는 수식어다. 신한금융은 자신들이 따뜻하게 대해야 할 대상이 있음을 이 말로 표현했다. 본업인 ‘금융’을 통해 고객과 사회와 상생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신한은행의 ‘따뜻한 금융’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천 노력들을 밀착 취재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를 ‘따뜻한 금융’ 추진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주회사에 ‘따뜻한 금융추진위원회’를 비롯해 전 그룹사에 ‘따뜻한 금융추진단’을 설치하는 등 범그룹 차원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본업인 ‘금융’을 통해 고객의 성공과 사회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고객들과 따뜻한 유대감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 주요 자회사들은 지난해 9월 ‘따뜻한 금융’ 선포 이후 33개의 우선추진과제를 선정해 실천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장기거래 고객중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한 기업을 지원하는 ‘기업성공프로그램’(CSP)을 운영하고 신한카드는 기부전용카드를 발급해 시각장애인, 고령자, 환자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강화했다.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고객의 관점서 생각한다
신한생명은 사업 특성상 예기치 않은 어려움에 처한 고객에게 필요한 지원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선보였다. 이같은 방안들은 회사의 손실을 감수하고 무작정 대출금리나 수수료 등을 인하하겠다는 식의 단순한 논리가 아니라 금융업무 자체에서 고객가치를 창조하고 고객을 보호하자는 ‘따뜻한 금융’에 대한 신한금융그룹의 기업가치관이 녹아 있다.
신한금융은 기존 상품과 서비스를 철저하게 고객의 관점에서 리뷰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각 그룹사들은 기존의 상품, 서비스, 그리고 판매 프로세스가 고객의 가치와 이익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대한 대대적 점검을 실시했다. 고객에게 제공하고 판매한 상품과 서비스가 ‘따뜻한 금융’의 취지와 방향성을 기준으로 적합한지 되돌아보고 구체적인 개선사항을 체계적으로 도출해보겠다는 취지다.
신한은행은 투자상품과 여·수신 상품 등 총 248종의 상품 등을 점검할 결과 총 21개의 과제를 도출했다. 투자상품의 경우 고객이 위험요소를 인지하지 못하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고 불완전한 상품 판매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투자제안서의 위험 고지 내용을 강화한다.
펀드나 방카슈랑스 상품에만 적용되던 65세 이상 골드시니어 투자 보호제도나 스마일콜 제도는 타 상품영역까지 확대해 무분별한 상품권유를 방지하는데 활용한다. 대출신청서는 신용등급 산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불필요한 정보 수집을 하지 않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신한카드는 고객의 관점에서 실질카드 판매 수 상위 8종(전체 비중의 85% 해당) 및 특화상품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 눈길을 끈다.
이 결과에 따라 고객이 홈페이지를 통해 주유, 항공 마일리지, 대형매장 할인 등의 3대 할인서비스의 이용 횟수와 이용가능 여부 등을 조회하고 할인서비스를 꼼꼼하게 챙길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할 방침이다. 또한 회사의 상품 구조조정 정책으로 인해 판매가 중단되거나 유효기간이 강제 설정되는 상품의 잔여 마일리지에 대한 처리 가이드라인도 수립할 예정이다.
그밖에 신한금융투자는 펀드 1544종, 랩31종, ELS 1497종 등 상품과 각종 투자중개업 관련 요율 등을 점검해 수익률 하락으로 개선이 필요한 상품별로 개선계획을 수립했다. 신한생명은 고객이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수령 가능한 보험금 발생 여부를 알려주기 위해 보험계약 체결 이후 일정기간 경과 시점에 기존 가입상품의 보장 내용을 환기시켜준다는 복안이다.
신한 BNPP자산운용도 공모 및 사모펀드 총 322종을 점검해 개인에게 판매한 사모펀드의 투자제안서 내용 개선을 통해 상품투자위험 등 고객이 가입 전 알아야 할 사항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예정이다. 제안서는 거의 공모펀드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직원이 현장에서 소통하고 공감하다
신한금융그룹의 ‘따뜻한 금융’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은 현재 각 자회사에서 지속적인 방안들이 발표되면서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실행력은 그룹의 직원들 모두가 현장의 직원이라고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직원들은 일선 현장에서 고객들의 소리를 듣고 그룹의 CEO 등 임원진들은 일선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의 이해도를 확인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면서 서로가 소통을 하고 현장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를 위해 그룹사의 ‘따뜻한 금융추진단’이 현장방문을 하는 한편 전 그룹사의 모임 또는 사이버 연수를 준비하고 있다. 또 인트라넷(WAF) 사이트에 ‘따뜻한 금융’ 코너를 신설해 실천사례와 직원들의 제안도 받는 중이다.
이와 관련,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직원들과의 자리에서 “WAF에 따뜻한 금융코너를 만든 것도 여러분의 의견과 아이디어를 한데 모아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러분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퍼즐조각을 하나씩 맞춰 나간다면 멀게만 느껴졌던 따뜻한 금융의 모습은 점차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뜻한 금융에 대한 한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신한금융관계자는 “이런 활동들이 고객들에게 피부로 느껴질 수 있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일관되게 따뜻한 경영을 추진하면 진정성이 고객과 사회에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코노믹 리뷰 김은경 기자 kek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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