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그리스 정부 제 2당 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가 유럽연합(EU) 등이 제시해 온 재정긴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8일(현지시간) 치프라스 대표는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면담 후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받아들여 옛 양대 정당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한 약속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대표가 이끄는 시리자는 지난 6일 치러진 총선거에서 득표율 16.78%로 제2당으로 부상했다.
제1당인 신민당은 108석을 확보해 정부 구성 권한을 먼저 받았지만 안토니스 사마라스 당수가 "이처럼 중요한 국면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겠다"며 정부 구성권을 포기했다.
이날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 등의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으로부터 정부 구성권을 받은 치프라스 대표는 30여년간 권력을 과점한 신민당과 사회당이 올 초 단독으로 구제금융안의 의회 비준을 받고 긴축 재정을 약속한 데 대해 "이번 총선에서 구제금융에 반대한다는 민심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사회당과 신민당 등 연립정부에 참여한 양당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외국에 한 약속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긴축 재정을 즉각 철회하는 한편 노조의 단체협상권 회복·회기 중 불구속권 철회· 그리스 은행 조사·국제위원회 구성 등 5개항을 실천하겠다고 제시했다.
치프라스는 민주좌파(19석) 지도자들을 만나는 한편 환경보호를 표방한 녹색당(의석 없음), 사회협약 등 원외 정당 지도자들과도 잇따라 접촉한다.
그는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면담하기 앞서 총선 유세 당시 시리자가 제안한 범좌파 연합을 거부한 공산당(26석) 지도자와 전화로 통화했다.
그는 헌법이 부여한 사흘간 정부 구성권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며 자신이 비난한 기존 연정을 구성한 신민당과 사회당과도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시사했다.
헌법에 따라 3당까지 정부 구성에 실패하게 되면 2차 총선이 치러진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는 내달 17일을 목표로 2차 총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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