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 총선에서 최고 스타는 일약 원내 2당으로 도약한 진보좌파연합(시리자)의 젊은 대표 알렉시스 치프라스(사진)였다. 치프라스는 그리스 군부독재가 붕괴된지 불과 나흘 후인 1974년 7월28일 태어났다.
올해 38세의 이 젊은 지도자가 그리스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움켜쥐면서 향후 그리스의 운명을 짊어지게 됐다.
7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원내 1당에 등극한 신민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대표는 다른 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합의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사마라스 대표는 연정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에게 연정을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되돌려줬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 2당인 시리자의 치프라스 대표에게 연정 구성 권한이 넘어오게 됐다. 치프라스는 사흘 안에 연정을 구성해야 하고, 그마저 실패하면 제 3당인 사회당에 차례가 돌아간다.
치프라스는 그리스 정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며 이번 총선에 뛰어들었다. 그의 야심은 현실화됐다. 2009년 총선 당시 4.6%에 그쳤던 시리자의 득표율은 이번 총선에서 16.8%로 수직상승했다. 그리스 의회 300석 중 52석을 확보했다.
로이터 통신은 치프라스가 이번 총선의 최대 수혜자라고 전했다.
치프라스는 신민주당과 사회당이 추진한 긴축정책에 대한 반감을 이용해 대중적 기반을 다지는데 성공했다. 그는 그리스 채무 동결과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치프라스는 선거 결과를 확인한 후 그리스 국민들이 자신에게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했던 구제금융 조건을 취소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리스 국민들의 동의 없이 구제금융을 추진했던 사회당과 신민주당은 소수 정당으로 전락했다"고 역설했다.
치프라스는 잔혹한 긴축 조치가 없는 그리스의 새로운 날을 위한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며 당장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리스 좌파 정당들과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치프라스는 불과 32살이었던 2006년 아테네 시장 선거에서 3위에 오르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2008년 시리자의 당 대표가 됐으며 이듬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치프라스는 평소 넥타이를 매지 않으며 오토바이를 즐겨 타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프라스를 잘 아는 지인들은 치프라스가 완벽주의라고 말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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