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호남권 분양시장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침체된 수도권 시장과 달리 부산에서 시작된 지방 주택시장 열기가 광주를 비롯한 호남까지 스며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수년간 신규 공급이 부족했던 탓에 수요층이 쌓여 있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새 집으로 옮기려는 기존 주택 보유자들까지 가세했다.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여수엑스포와 전남 목포에서 열린 F1코리아 등 꾸준히 이어진 국제행사로 관심이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올 초 지방의 주택 청약지역이 종전 시·군에서 광역 단위로 확대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광주와 전라지역이 같은 생활권으로 묶여 광역 단위의 청약이 가능해진 것이다.
4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아파트 매매값은 2010년보다 각각 18%, 15% 올랐다. 물량이 부족한 중소형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전반적인 집값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F1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린 전남 목포는 27.4%, 새만금 개발지역인 전북 군산은 23.1% 오르며 눈에 띄는 상승률을 보였다. 엑스포 개최로 하루가 바쁜 여수도 9%나 오르며 지방 시장을 이끌었다.
분양시장에서도 호남권의 열기는 그대로 묻어난다. 1월 호반건설이 광주 첨단2지구 A4·8블록에 내놓은 ‘첨단 호반베르디움’은 최고 경쟁률 36.49대 1을 기록하며 1300여가구를 순위내 모두 털어냈다.
100대 1을 웃도는 경쟁률도 호남권에서 나왔다. 쌍용건설이 분양한 ‘군산 지곡 쌍용 예가’ 74㎡B타입은 3순위 11가구 모집에 1389명이 몰려 126대 1로 마감됐다. 여기에 초기 계약률마저 95%를 넘기며 분양시장에서의 ‘지방강세’를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청약에서 탈락한 고객들이 남은 물량에 관심을 보여 미분양 걱정을 덜게 됐다는게 이곳 분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달 금호건설이 전북 익산시에 내놓은 ‘금호어울림’도 해당 지역 1순위에서 전 주택형을 마감했다. 1~2순위 청약 접수 결과 245가구 모집에 해당 지역 1순위에서만 1064명이 몰려 평균 4.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72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84㎡에는 398명이 몰려 5.53대 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48가구를 모집한 124㎡도 114명이 청약해 2.38대 1의 경쟁률을 마감됐다.
한편 올해에는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신규물량이 연내 꾸준히 이어진다. 전라남·북도와 광주 등 호남지역에 올해 예정된 물량만 총 1만5283가구로 한국토지주택공사 외에 현대건설, SK건설, 호반건설, 중흥건설 등이 공략에 나선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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