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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MLB의 낙원’ 마이애미가 울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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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률의 올댓USA]‘MLB의 낙원’ 마이애미가 울상인 이유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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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섭(KIA)이 메이저리그 시절 몸담았던 마이애미 말린스(지난해까지 플로리다 말린스)는 홈경기에서 잦은 비로 애를 먹었다. 경기는 자주 중단됐다. 무더운 날씨 덕에 비가 그치면 그라운드를 적신 수분은 이내 증발했다. 탁월한 배수시설까지 갖춰 경기를 금방 재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진이 빠진 채 경기를 이어나가야 했다. 관중들도 다르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좋은 인상은 가지기 어려웠다.

올해 마이애미는 무려 5억 1500만 달러가 투입된 개폐식 돔구장 말린스파크로 과거의 오명을 씻게 됐다. 지난해 선수단은 실외 구장인 선라이프스타디움에서 치른 81차례의 홈경기에서 7번이나 경기가 우천으로 지연되는 진통을 겪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4월 한 달 동안 치른 11차례 경기에서 한 번도 우천 지연을 겪지 않았다. 돔구장의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특히 4월 마지막 주 마이애미에는 일주일 내내 비가 쏟아졌지만 선수단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4연전을 이상 없이 마칠 수 있었다. 이제 마이애미는 유명세를 탈 일만 남았다.


마이애미는 말린스파크 덕에 흥행에서도 적잖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올해 새 구장을 선보인 구단은 마이애미뿐이다. 시즌 전부터 언론의 조명을 집중적으로 받았고 화려한 내부시설은 많은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마이애미 도시가 지닌 ‘즐기자’ 이미지가 그대로 박힌 ‘클리블랜더(Clevelander)’다. 바(Bar)와 수영장을 갖춘 테마 파크로 좌측 외야 불펜 지역 뒤쪽에 위치해있다. 모든 시설은 누드 남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구장 인근 사우스 비치의 명소 클리블랜더 호텔 측이 운영한다. 먹고 마시고 춤추고 몸을 적시는데 부족함이 없는 나이트클럽과 유사한 장소라 볼 수 있겠다.

클리블랜더 운영으로 말린스파크는 눈요기가 풍부한 사우스 비치와 크게 다를 바 없는 메이저리그 유일의 ‘파라다이스 구장’이 됐다. 홈플레이트 뒤 좌우에 위치한 소형 수족관과 홈 팀 선수가 홈런을 쳤을 때 작동되는 20m 크기의 쿠바 풍 조형물 등은 여기에 힘을 보탠다.


마이애미 구단은 새로운 구장 오픈을 앞두고 선수단 전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해 하얀 색의 외벽과 시원한 바다를 연상시키는 푸른색의 관중석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말린스파크를 더욱 화려하게 만들었다. 중남미 인구 비중이 높은 도시의 특성을 고려해 영입한 유격수 호세 레이에스(6년 1억600만달러)와 아지 기옌 감독이 대표적이다. 퍼펙트게임의 주인공인 마크 벌리(4년 5800만달러)와 마무리 투수 히스 벨(3년 2700만달러) 등을 추가로 데려오며 무려 2억 달러에 이르는 거액을 지불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업그레이드해 대박을 쳐보겠다는 심산이었다.


[이종률의 올댓USA]‘MLB의 낙원’ 마이애미가 울상인 이유 호세 레이예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보면 계획은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 보인다. 마이애미는 지난 1일까지 치른 11번의 홈경기에서 8차례 3만 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 모았다. 흥행으로 대성공을 거둔 셈이다. 여기에 이전 구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먹거리 환경을 조성해 각종 부대 수입에서도 히트를 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마이애미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다. 새로운 구장을 운영하면서 돌출하기 마련인 문제점들이 최근 하나둘 불거지는 까닭이다. 말린스파크는 선수, 관중 모두에게 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섭씨 26도의 기온을 맞추는데 애를 먹고 있다. 먹거리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팬들의 불평도 쏟아진다. 5700여대 수용 규모를 자랑하는 건물 주차장도 불만의 대상 가운데 하나다. 비싼 주차료 탓에 관중들이 인근 주택가에 차를 주차해 거주민들의 불평이 속출하고 있다. 다운타운이 아닌 널찍한 공간에 자리를 잡았던 선라이프스타디움이 그립다는 팬들이 생겨날 정도다.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은 팀 성적이다. 아직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2일 현재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홈에서 그나마 6승 5패로 선전하고 있지만 시즌 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함께 지구 우승을 다툴 것이라는 전망은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중남미 선수가 많은 팀을 잘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기옌 감독마저 쿠바 난민이 즐비한 마이애미에서 카스트로를 옹호하는 말실수를 저질러 구단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제 아무리 훌륭한 구장을 갖춰도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똘똘 뭉쳐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팬들의 관심은 멀어지기 마련이다. 더구나 마이애미는 지역적으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타 도시에 비해 떨어지는 특수한 지역이다. 다른 볼거리와 놀 거리가 즐비한데 굳이 스포츠에 목을 맬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대두하고 있다. 마이애미가 뉴욕 양키스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같이 새로운 구장 이전과 동시에 우승하는 구단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두고 볼 일이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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