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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균형재정에도 쓸 돈은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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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도 예산편성의 목표로 '균형재정 달성'을 내걸었다. 세금을 거두는 범위 내에서 돈을 쓰겠다는 뜻이다. 이명박 정부가 마지막으로 짜는 예산의 가이드라인에서 사실상 긴축재정을 선언한 셈이다. 정부는 24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3년 예산안 편성 작성 지침'을 심의ㆍ의결했다.


1980년 이후 균형재정을 이룬 것은 외환위기 6년 후인 2003년이 유일하다. 균형재정의 의의는 크지만 달성하기는 어렵다는 방증이다. 적자 제로(0)의 건전한 재정을 만들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옳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가 계속 불안한 근저에는 각국의 심각한 재정위기가 도사리고 있다. 재정의 건전성은 나라 경제의 안전판이자 미래를 대비하는 힘이다.

하지만 균형재정으로 가는 길이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내년 예산편성을 둘러싼 주변 상황이 녹록지 않다. 연말에 대선이 있고 내년에는 새 정부가 들어선다. 선거 과정에서 다양한 공약이 쏟아질 게 분명하다.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으레 의욕이 넘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정치권과 맞서 얼마나 균형재정의 의지를 관철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나라 안팎의 경제 환경도 어렵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3% 초반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내년에도 4%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급속한 고령화가 상징하듯 복지 수요는 갈수록 늘어난다. 세금은 적게 걷히고 씀씀이는 커지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경직적인 '균형재정' 논리에 함몰되면 민생에 고통이 떠넘겨질 수 있다. 돈 쓸 곳을 줄이다 보면 힘없고 소외된 곳부터 손대기 마련이다. 중앙정부가 할 일을 지자체나 공기업에 전가하는 경우도 생긴다. 균형재정을 추구하더라도 할 일은 하고 써야 할 돈은 써야 한다. 물론 세수 증대도 중요하다. 세 감면은 과감히 없애고 세금이 새는 검은 경제, 탈세 지대를 일소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모습의 균형재정이냐다. 성장잠재력을 훼손하거나,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거나, 복지를 왜곡하는 '결과만의 균형재정'은 안 하느니만 못 하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재정에 큰 문제가 없으면 무리한 긴축을 하지 말도록 권고한 바 있다. 재정 건전성을 지향하되 성장과 복지, 미래에의 대비가 함께하는 유연한 정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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