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 정부가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규모를 500억달러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이번 투자 결정은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렸던 국부펀드 및 연금펀드 운영에 관한 포럼에 참석했던 CIC측 인사에 의해 알려졌다고 FT는 전했다.
CIC측은 당초 중국정부에 요청했던 1000~2000억달러 출자에는 못 미치지만, 중국 정부가 CIC에 자본금을 증액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은 향후 CIC의 투자성과에 따라서 보다 많은 자금을 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CIC 2010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운영되는 자산은 4000억달러 규모로, 해외투자로 11.7%의 수익을 거뒀다고 발표한 바 있다.
CIC는 2007년 출범이래 운영 자산을 해외에 투자한다는 것과 미국 재무부 채권보다는 높은 수익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했다. 2007년 당시만 해도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대비 10%에 달해 밀려들어오는 외환을 해외 투자로 돌려야 할 필요가 컸기 때문이다.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가 중국에 머무를 경우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현재는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폭이 GDP대비 2.8% 수준에 불과해 과거보다는 해외 투자의 필요성이 떨어졌다.
FT는 이번에 중국 정부가 CIC에 500억달러의 자본금을 증액해주기로 결정한 것과 CIC가 중국에 투자를 해야 할 것인지 해외에 투자를 해야 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란이 겹쳤다고 소개했다.
CIC는 설립당시부터 중국의 자금을 해외에 투자하기 위해 세워진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해외투자에서 일부 손실을 보면서 중국 내부에 보다 많은 자금을 투자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해외투자하는 것보다 중국내 투자하는 것이 보다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에 CIC는 투자관련 규정을 완화해서 중국 또는 기타 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CIC는 중국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바 있다. 이 때문에 CIC측 관계자는 "CIC는 필요하다면 해외투자처럼 중국 본토에도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현지시간) 진리춘 CIC 감독이사회 의장은 유럽 채권비중을 20%까지 늘릴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때문에 중국 정부가 CIC를 통해 유럽 부채 문제에 간접적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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