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대선 등 불확실성 고조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프랑스 대선에서 사르코지 현 대통령이 패하면 코스피가 흔들린다?"
최근 스페인 재정우려 등 유럽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되면서 국내증시 조정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 대선'이라는 정치적인 이벤트 역시 코스피의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결과에 따라 유로존 전반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수 있어 그렇지 않아도 최근 주춤하고 있는 유럽계 자금의 유출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번 달 들어(16일 기준) 유럽계 자금은 국내증시에서 160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1월 3조66억원, 2월 2조9869억원어치를 쓸어담으며 코스피의 유동성 랠리를 이끌었던 유럽계 자금은 지난달 7935억원 순매수에 그치며 '사자' 규모를 크게 줄이더니 이번 달 들어 순매도로 전환한 상태다.
오는 22일 예정돼 있는 프랑스 대선은 우파 성향인 여당 후보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집권이냐, 좌파 성향인 야당 후보 올랑드의 집권이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야당 후보 올랑드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부분이다. 올랑드 후보는 '신 재정 협약'의 긴축 강조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며 재협상까지 언급하고 있어 집권시 유로존 불확실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는 것.
박승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올랑드 후보는 전반적으로 긴축보다 성장 쪽에 무게를 두는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다"며 "대형 위기를 연이어 겪으면서 재정이나 국가 부채에 민감해져 있는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경우 메르켈 독일 총리,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함께 유럽의 주요 정책결정을 주도해왔던 만큼, 올랑드 집권시 유로존의 글로벌 공조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사르코지 현 대통령이 오는 22일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에 실패해 오는 6일 2차 결선 투표까지 갈 경우 사회당 올랑드 후보에게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며 "사르코지 대통령 패배시 긴축과 부채축소를 내세운 '메르코지(메르켈+사르코지)' 연합의 신 재정 협약이 위기에 봉착하며 글로벌 증시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계 자금의 이탈은 향후 국내증시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지수를 흔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프랑스 대선 결과와 함께 유럽 주요국 국채 수익률 등 단기적 측면에서의 증시의 위험 변수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현되고 있는 유럽 불확실성은 신용위기의 성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위험이 이머징마켓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차츰 강화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유리 기자 yr6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