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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차, 73%가 사표 만지작 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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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능력 몰라준다 '파랑새 증후군'
-묻지마 지원·기업문화 부적응 등 이유
-직장현실 알려주며 계속 소통해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1 국내 명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A씨는 취업 재수 끝에 일본계 회사에 입사했다. 외국기업이라 출ㆍ퇴근도 자유롭고 연봉도 5000만원대에 육박하지만 A씨는 남몰래 이직 준비를 2년째 하고 있다. 바로 차장 때문이다. 차장은 "오늘 할 일은 후배에게, 내일 할 일도 후배에게"가 모토다. 후배에게 일을 다 시킨 차장은 남는 시간에 윗사람에게 아부하기 바쁘다. A씨는 "사표를 쓰고 지운 것도 몇 번"이라며 "일을 해도 성과를 다 가져가는 차장을 보면 지긋지긋하다"고 털어놨다.

#2 내로라하는 대학에서 석사까지 마친 B씨는 대기업 마케팅 부서에 입사해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들었다. 입사 후엔 상품 기획부터 출고까지 두루 역할을 한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뿌듯했다. 그러나 군대식 문화에 적응하기란 지금도 힘들다. 금요일에 개인약속을 잡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고 술자리는 기본이 3차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몸부터 탈이 나기 시작했다. 현재 B씨는 숙취로 머리가 깨질 것 같지만 이를 악물고 토익공부에 매달리고 있다. 군대식의 기업문화만 아니면 어디든지 가겠다는 게 B씨의 올해 목표다.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신입사원의 이직률은 생각보다 높다. 2009년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 중 1년 이내 그만 둔 비율은 대기업 13.9%, 중견기업 23.6%, 중소기업 39.6%에 달한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최근 2년 미만의 경력을 보유한 직장인 187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에서도 다른 기업에 신입사원으로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73.6%나 된다.

그간의 경력을 포기하고 다른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 현재 회사에 대한 불만족을 이유로 내세웠다. '다른 업종에서 일해보고 싶어서'(30.5%), '회사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28.6%), '현재 업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24.4%), '너무 눈을 낮춰 취업한 것 같아서'(19.5%) 등이다.


좁디좁은 취업문을 가까스로 뚫고 들어왔지만 성취감을 얻기도 전 출구전략을 고민하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하나 둘 회사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후회가 밀려들고 마음속으로 짐을 싸길 수백 번, 다시 입사원서를 다시 쓰기 시작하는 식이다.


◆신입사원은 왜 조기이직을 꿈꿀까=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신입사원들의 조기이직 현상을 들여다본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파랑새 증후군'이 있다. 이들은 취업에 성공한 뒤에도 더 좋은 직장을 찾아 끊임없이 이직을 희망한다. 전문가들은 학력 수준과 맞지 않는 '하향지원', 전공과 적성보다는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묻지마 지원'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묻지마 지원 행태는 심각했다. 지난해 취업포털 인쿠르트의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구직자 404명 가운데 44.1%가 고졸 채용에, 45.3%가 비정규직 채용에 묻지마 지원을 해봤다고 답한 것.


임민욱 사람인 홍보팀장은 "무조건 좋은 기업을 목표로 세우기보다는 자신의 역량과 여건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적합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일단 취업부터 하자는 생각에 충분한 고민 없이 취업하면 만족도가 낮아 조기 퇴사할 확률이 높고, 기업과 개인 모두에게 손해인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스펙'을 가진 신입사원 사이에서는 '회사가 내 능력을 알아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셀프홀릭 증후군이 나타나기도 한다. 외국어 실력은 기본이고 해외 경험과 인턴 경력 등이 풍부한 이들은 현재 직장에서 하는 일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입사 후 수개월에서 수년간 허드렛일만 하다보면 직무에 대한 불만이 커져 결국 '이 회사에서 더는 성장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이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상하관계를 중시하는 기성세대의 기업 문화에 순응하지 못하는 신입사원 역시 탈출을 꿈꾼다. 기성세대의 문화를 무조건 수용하기보다는 자유로움과 변화를 추구하는 이들을 '피터팬 증후군'이라 부른다. 이들은 상명하복, 엄격한 규율 등 기성세대가 당연히 하는 관행에 거부감을 갖고 직장에 답답함을 느낀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입사원은 '일방적 의사소통(36.7%)', '비효율적 업무관행(27.9%)'을 직장문제 개선 1순위로 꼽았다. 직장 내 상사와의 갈등 정도에 물었더니, '자주 그렇다'(10.9%), '가끔 그렇다'(62.0%)고 답했다. 신입사원의 70% 이상이 직장 상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셈이다.



◆신입사원의 유출을 막으려면…= 신입사원의 조기 이직을 막기 위해서는 입사 전에 회사와 직무에 대해 사실대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적인 직무소개는 부정적인 측면까지 포함된다. 이를 통해 직무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낮춰 이직률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방법을 쓰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일본의 환경위생 회사인 아산테다. 이 회사는 채용 설명회 때 2~3년차 직원들이 업무 중 힘들었던 경험을 적나라하게 발표하는 '본심 세미나'를 실시한다. 영업 중 개에 물린 이야기, 마루 밑에 기어들어가 뱀과 마주친 이야기 등 솔직한 경험담이 오고가다보니 신입사원의 이직률이 30~40%에서 10% 수준까지 뚝 떨어졌다.


입사 초기에 성공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입사원을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시켜 성취감과 더불어 본인이 중요한 인재라는 의식을 불어넣으면 셀프홀릭 증후군의 이탈을 막는데 효과적이다. 성공한 경험을 통해 얻은 희열과 성취감은 다른 일에서도 성공하고자 하는 강한 동기로 작용한다.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어진 일을 그저 묵묵히 수행하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신세대들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자유롭게 하고 싶어 한다. 그들의 특성에 맞춰 수평적인 소통방식을 운영해 임직원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해본다. 구글은 매주 금요일 저녁 최고경영자(CEO)가 주관하는 경영현황 설명회를 열어 1000여명의 직원들과 소통한다.


서형택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신입사원의 조치 유출은 채용 비용 낭비, 업무공백 등 회사의 손실 뿐만 아니라 조직 분위기 저하, 업무 가중으로 인한 재직자의 피해도 심각하다. 회사 차원의 제도 개선과 멘토링을 위한 교육 강화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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