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몸을 던져 회사를 살려낸 직원들이 너무 고마워 생일상을 차려주기 시작한 게 벌써 33년 됐네요."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400번째 생일상이 화제다. 지난 6일 대학로 한 영화관에는 보령제약 및 계열사 직원 200여명이 모여 생일잔치를 열었다. 4월에 생일을 맞는 60여명을 축하해주기 위해서다.
영화를 보고 간단한 맥주파티를 하는 이 생일잔치는 보령제약그룹의 33년 된 전통이다. 매달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이날 400번째를 맞았다.
역사는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해 여름 큰 비가 내려 보령제약 안양공장이 침수됐다. 직원들이 밤을 새가며 물을 퍼내는 복구작업에 참여했고 4달만에 공장을 정상화 시켰다.
김승호 당시 보령제약 사장은 이를 '기적'이라 생각했다. 그는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 미역국이라도 대접하고 싶다"며 1979년 1월부터 생일 조찬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 행사는 경영진과 직원 사이 '소통의 장'으로 발전했고, 2003년 12월 300회부터는 맥주파티로 '판이 커졌다'. 행사 명칭도 '비바 버스데이(Viva Birthday)'가 됐다.
지난 몇 년전부터는 김 회장의 장녀이자 보령제약 경영을 물려 받은 김은선 회장이 직접 생일잔치를 챙겼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비바 버스데이가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감성경영을 중시하는 기업문화가 바탕이 됐다"며 "이번 400회 생일잔치를 기념해 안산공장에 '제2의 통통(通通)라운지'를 만들어 소통문화를 더욱 강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400회 잔치에선 보령제약의 첫 번째 신약 '카나브'가 단연 화제였다. 오랫만에 생일잔치에 '특별 참석'한 김승호 회장은 "카나브를 세계적인 신약으로 발전시키자"고 독려했고, 김은선 회장과 직원들은 "소통의 명약 보령제약, 글로벌 신약 카나브"를 외치며 호응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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