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지난해 영업손실 664억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삼성SDI가 연이은 악재에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맏형인 삼성전자에 밀리고 갓 태어난 막내 삼성디스플레이에 치이면서 삼성그룹 내 상장 계열사 중 유일한 '적자'에 눈물을 흘리게 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해 개별 실적 기준 영업이익 하위 20개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삼성SDI는 영업손실 663억9400만원을 기록해 2010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적자전환해 787억6732만원을 나타냈다. 연결 실적으로 봐도 영업이익은 2037억원으로 전년대비 30% 가량 감소했다.
삼성SDI의 부진은 연이은 악재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유럽발 위기로 2차 전지 판매량이 감소함과 동시에 삼성전자로부터 넘겨받은 태양광 사업부가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고스란히 부담이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태양광 사업으로 인해 삼성SDI가 떠안은 손실 500억원 이상이 연 실적에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올 초 삼성SDI에 호재로 작용했던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매각도 시장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애초 삼성전자가 SMD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을 때 증권업계에서는 SMD 지분을 약 36% 가진 삼성SDI가 지분매각으로 약 1조5000억원의 현금 유입 효과를 얻고 SMD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삼성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를 분사,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업을 출범시키면서 이 같은 기대는 물 건너 갔다. 여기에 지난달 20일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인 보쉬와 합작해 세운 전기차 배터리업체 SB리모티브가 해체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엎친데 덮친 격이 됐다.
임돌이 솔로몬 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부모 사랑을 덜 받는 상태에서 휘청거리며 독자적으로 성장해 왔다"면서도 "그룹 내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가 생겼기 때문에 다른 사업을 선택해야 하는데 애매한 위치상 선택을 잘하기 어렵기 때문에 역풍을 맞았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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