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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선' 김병현 "직구·체력 OK! 변화구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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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선' 김병현 "직구·체력 OK! 변화구는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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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김병현(넥센)이 몸 풀듯 나선 국내 첫 공식경기에서 재기의 희망을 쏘아 올렸다.

김병현은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범경기 5-3으로 앞선 6회 등판, 국내무대 첫 선을 보였다. 투구 내용은 무난했다. 1피안타 1볼넷 1사구를 내줬지만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컨디션은 정상과 거리가 멀어 보였다. 최고 구속은 144km.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도 적잖게 노출했다. 하지만 직구 구위만큼은 매서웠다. 시종일관 예리하게 휘어지며 타자의 눈을 괴롭혔다. 비교적 좋은 제구는 덤이었다.


김병현은 경기 전 자신을 키웠다고 주장한 홍성흔을 직구만을 던져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 뒤에도 직구 퍼레이드는 계속됐다. 그 위력은 점점 매서운 맛을 더해갔다. 초반 130km 중반을 찍었지만 이내 140km 초반을 기록했다. 움직임도 돋보였다. 가장 눈에 띈 건 왼손타자를 상대로 던진 몸 쪽 공. 롯데 타선은 깊숙한 곳을 파고들다 살짝 바깥으로 빠지거나 바깥으로 빠져나가다 몸 쪽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에 쉽사리 대응하지 못했다. 박종윤을 3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김병현은 이어진 문규현과의 대결에서 10구만에 변화구를 구사했다. 슬라이더였다. 날카롭게 휘어들어오며 전광판의 빨간 불 두 개째를 밝혔다. 김병현은 이내 체인지업까지 시도하며 다양한 구위를 점검했다. 그 사이 문규현은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6회를 공 14개로 막아낸 김병현은 7회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랐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6구 접전 끝에 황재균에게 좌측 방면의 2루타를 얻어맞았다. 김병현은 체인지업을 던져 대타 권영준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 벼랑 끝을 탈출하는 듯했다. 그러나 후속 김문호와 이승화에게 각각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이내 1사 만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김병현은 조성환을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투구 수가 예정됐던 40개(43개)를 넘겨 그대로 김상수에게 바통을 넘겨줬다. 김상수는 전준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 김병현의 실점을 막아냈다.


김병현이 7회 흔들린 건 변화구 제구 난조 탓이 컸다. 구사 비율을 높인 공들이 다소 높게 형성되며 몸에 맞는 볼, 볼넷 등으로 연결됐다. 김시진 감독은 경기 뒤 “6회 던진 직구가 괜찮아서 7회 변화구도 점검해보라고 요구했는데 밸런스가 다소 흐트러지는 것 같았다”라고 평했다.


변화구에 불만을 내비친 건 김병현도 마찬가지. 그는 경기 뒤 “7회 변화구를 연습하듯 던지려고 했는데 좋지 않았다.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내 “직구의 볼 끝은 나쁘지 않았다. (시즌 때) 요긴하게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체력도 100개를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올라왔다. 실전 경험만 조금 더 쌓으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얻은 소득은 두 가지 더 있다. 투지와 특유 경기 운영력이다. 7회 만루 위기에서도 김병현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교체를 위해 정민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오르자 그는 더 던질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자신이 위기를 매듭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보인 것. 더구나 마운드 위에서 표정은 시종일관 가벼웠다. 국내 첫 공식경기 등판이 실보다 득이 더 많았던 이유들이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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