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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부글부글 끓는 4000원..식당들 '김치찌개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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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일대 식당 찌개값 4000원에도 더 못올려 전전긍긍
농수산물 가격 올라 가격 인상 불가피하지만 손님 줄어들까 인상 못해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가격을 더 올리면 누가 오겠나. 이거 보다 비싸게 팔면 이 동네에서 장사 못해요."


고시 학원이 밀집한 서울 노량진동에 있는 한 식당 사장의 말이다. 가격을 더 올리지 못한다는 사장의 말에 확인한 김치찌개 가격은 4000원. 2012년 3월이라는 날짜를 의심할 만한 가격이었다.

식당 사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3500원에 판매했는데 해가 바뀌면서 그나마 500원씩 올린 가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기온 등의 영향으로 야채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고시생, 택시기사 등 이른바 주머니가 얇은 고객을 단골로 둔 식당들이 가격딜레마에 빠졌다. 자꾸만 오르는 농산물 가격 탓에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그렇다고 지갑이 얇아진 고객들의 사정을 외면하고 매몰차게 올릴 수도 없다는 게 고민이다.

40대인 이 사장은 "농산물 가격이 너무 올랐다"며 "'남는 장사'를 하려면 가격을 더 올려야 하지만 노량진이라는 특성상 더 올릴 수가 없다"고 푸념했다. 대신 그는 반찬양을 줄이고, 재료를 아끼면서 이 상황을 버티고 있다. 그는 "농산물 가격이 올라 반찬 담아내는 양을 줄였다"며 "반찬가짓수를 줄여야 하나 고민했지만 차마 그렇게까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식당을 찾는 학생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최근에는 호박이랑 대파, 고추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재료를 줄였다"며 "예전에는 고추를 두개 넣었다면 이제는 하나만 넣는 식으로 식재료를 아껴가면서 가격부담을 조금이나마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식당도 상황은 비슷했다. 설렁탕 3500원, 양푼비빔밤 3000원으로 학생들이 대부분인 탓에 음식 가격은 낮았다. 하지만 식당주인의 걱정은 깊었다. "식재료 값이 올라 가격을 더 올려야 되는데 억지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시생들이 이 가격에도 부담스러워 한다"고 식당주인은 설명했다. 그는 "거리에 늘어선 포장마차에서 2000원짜리 밥을 팔고 있으니 장사하기가 더 힘들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3000~4000원짜리 식당밥을 대신해 2000원짜리 포장마차 밥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였다.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서서 한끼를 때우는 고시생들이었다. 포장마차 밥을 먹고 있던 박철흥(29·남)씨는 "포장마차 밥이라도 한끼를 때우기에는 충분하다"며 "식당 가격도 싸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더 아껴볼까 하는 생각에 자주 포장마차 밥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자들이 많이 찾는 기사식당들도 재료비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었다.


종로구의 한 기사식당 운영자는 "물가가 워낙 올라서 전에는 도매상 통해서 부식재료를 샀는데 작년 여름부터 1주일에 한번 가락시장에서 직접 식재료를 산다"고 말했다. 그는 가락시장을 이용하면서 몸은 좀 힘들어도 좀 싼 식자재를 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식당에서 판매하는 김치찌개는 5500원. 식당 주인은 "어차피 우리집 오는 손님들도 다 하루하루 힘들게 돈 버는 사람들"이라며 "음식 가격도 1000원을 한번에 올릴까 생각했다가 500원만 올렸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는 "요즘 같은 때는 도저히 수지가 안 맞아서 식당을 계속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이윤재 기자 gal-r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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