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사회서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각축전, 대의원총회 정관 개정 절차 남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가 제15대 회장에 전윤철 전 감사원장(73ㆍ사진)을 추대했다.
KPGA는 14일 밤 이사회에서 전 전 감사원장의 회장 영입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12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에 일부 이사들은 이명하 신임회장(55)이 추천한 안상수 전 인천시장(66)을 밀었지만 수적 열세에 밀려 자리를 떴다고 전해졌다.
전남 목포 출신의 전 전 감사원장은 그동안 공정거래위원장과 기획예산처 장관,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감사원장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KPGA는 이에 따라 대의원총회를 통해 비회원이 회장이 될 수 있도록 정관부터 개정해야 한다. 3분의 2 이상 참석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하는 절대 녹록지 않은 관문이다.
일단 지난 4개월간 지속됐던 공백사태는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회장 선거에서 '외부회장 영입'을 표방하며 당선된 이 신임회장이 3개월이 넘도록 협회를 방치했다는 점에서 위기감은 여전하다. 이 신임회장은 특히 이번 이사회에 앞서 회장 명의로 "안상수 전 시장을 회장으로 추대했다"며 일방적인 보도자료를 내는 등 독선까지 반복해 우려를 더했다.
무엇보다 기업인의 회장 취임을 통한 대회 창설 등 '투어활성화'를 모색했던 KPGA가 정치가나 행정관료 출신의 회장 영입으로 급격하게 항로를 바꾼데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친분이 두터운 윤세영 SBS명예회장(전 대한골프협회장)이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전 전 감사원장이 순조롭게 회장에 오를 수 있을지, 또 이후 '위기의 KPGA'를 얼마나 빠른 속도로 추스릴 수 있을지 모두 초미의 관심사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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