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변영주│나를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

시계아이콘04분 0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변영주│나를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
AD


비 내리는 고속도로 휴게소, 남자가 잠시 커피를 사러 다녀온 사이 여자는 사라진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두었던 행복한 연인이었지만 남자에게 남은 것은 화장실 바닥에 떨어져 있던 그녀의 머리핀 하나뿐이다. 그녀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하지만 여자의 흔적을 따라 한 발 내디딜수록 질문은 낯선 공포로 바뀌어 남자를 덮친다. 그녀는 도대체 누구였을까.

시작부터 차분히, 그러나 집요하게 보는 이의 숨통을 짓누르는 영화 <화차>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거장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버블 경제 시대의 거품이 꺼진 90년대 초반, 침체된 일본 사회의 공기를 2012년의 대한민국으로 가져오는 데 변영주 감독은 꼬박 5년을 바쳤다. 거대한 성처럼 탄탄하게 쌓아올려진 원작과 싸우며 20고까지 시나리오를 다시 썼고, 투자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았다. 하지만 원작에 반했던 한 사람의 독자이자 작품 안에서 동시대성을 그려내고 싶은 창작자로서 그는 손 떼고 싶은 순간은 한 번도 없었다고 회상한다. “저더러 시나리오 쓰느라, 저예산으로 찍느라 힘들겠다고 하지만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 등 고생한 배우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에요. 앞으로 제가 영화를 못 만들거나 불안한 시절이 또 온다 하더라도 <화차> 현장에서 사람들로부터 받았던 마음은 저에게 거대한 힘이 될 거고, 그걸 또다시 느끼고 싶어서라도 다음을 준비하게 될 것 같아요.”


95년부터 99년에 걸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 <낮은 목소리> 3부작을 만든 뒤 “할머니들만큼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이 한동안 나타나지 않을 것 같아서”, 그리고 “영화는 못 봤지만 정말 수고하셨고 훌륭하십니다”라는 다소 씁쓸한 인사말을 듣는 데 지치기도 했던 변영주 감독은 “보지 않고서는 칭찬도 할 수 없고 욕도 하기 힘든 영화를 만들고 싶어” 극영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남편의 외도에 괴로워하다 자신도 다른 남자와의 관계에 빠져 드는 주부를 주인공으로 한 <밀애>, 미성년과 성년의 경계에서 세상에 순응하지도 폭발하지도 못하는 열여덟 청춘을 그린 <발레 교습소>에 이은 <화차>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복기하되, 나에게 또 기회가 오지 않을지라도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를 잊지 않고자 하는” 그가 단단히 벼려 내놓은 무쇠 같은 영화다. 그리고 올해로 마흔 여섯이 되었지만 “여전히 아침이면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궁금해서 깨곤 한다”는 변영주 감독이 자신을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들을 추천했다.
<#10_LINE#>

변영주│나를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

1. <디센던트> (The Descendants)
2012년 | 알렉산더 페인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영화중에서도 최고고, 조지 클루니가 출연했던 영화중에서도 최고예요. 조지 클루니라는 배우가 정말 훌륭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소위 ‘로컬리티’라는 것이 단순한 지역주의가 아니라, 그 공간 자체가 영화 전체의 정서를 담당한다는 걸 너무나 잘 보여줘요.”

<디센던트>의 조지 클루니는 섹시한 사기꾼도, 성공한 해고 전문가도 아니다. 그렇다고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의 맥길처럼 과도하게 코믹한 캐릭터도 아니다. 그가 연기한 맷 킹은 반항하는 사춘기 딸 때문에 힘들고, 아내가 바람피운 사실 때문에 황폐해진 서글픈, 하지만 그래서 보편적인 중년이다. 즉 이 작품에서 그의 연기가 훌륭하다면, 삶의 피곤함과 그럼에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화해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걸 극적이지 않은 방식으로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 골든 글로브 역시 그에게 남우주연상으로 보답했다.


변영주│나를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

2. <미스틱 리버> (Mystic River)
2003년 | 클린트 이스트우드

“<미스틱 리버>는 이번 영화 만들면서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인데, 이 작품이 좋은 이유를 이 작품에만 한정해서 말하긴 어려워요. <미스틱 리버> 이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들은 정말 모두 다 좋거든요. <미스틱 리버>를 시작으로 그 후의 영화들은 각각 다른 것들을 묘사하면서도 모든 게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요. 내가 정말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나이가 되어서 세상의 모든 것들과 일대일로 붙어 그 결들을 살펴볼 수 있는 지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는 대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소설가 데니스 루헤인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마틴 스콜세지가 연출한 <셔터 아일랜드>도 있지만, 훌륭한 소설을 영화로 만드는 건 감독에겐 독이 든 성배를 마시는 것과 다름없다. 하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세 친구가 엮인 이 미스터리에서, 각 캐릭터의 마음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파고든다. 그리고 명실공히 거장의 자리에 오른 이 노감독은 한 사건이 만든 서로에 대한 불신과 오해가 어떻게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원작의 문제의식을 잃지 않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변영주│나를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

3. <베니스의 죽음> (Death In Venice)
1971년 | 루치노 비스콘티

“조금 부끄러운 취향일 수 있는데 전 정말 낭만적이고 탐미적인 게 좋아요. (웃음) 초로의 작곡가가 아름다운 소년에게 사랑을 느끼는 <베니스의 죽음> 역시 그런 탐미적인 매력이 있어요. 부르주아적인 낭만이라 해도 좋은데, 가령 그런 상상을 하는 거죠. 실제로 이런 영화는 존재하지 않지만, <카탈루니아 찬가> 같은 격변의 시대가 배경인데 그 와중에 죽어라 예쁜 여자 뒤만 쫓는 부르주아 남자의 이야기 같은 걸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취향이죠. 제가 <밀애>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느낌도 그런 탐미적인 분위기를 담고 있었어요.”


만약 탐미주의를 대표하는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가 자신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직접 영화화했다면, 완벽하게 아름다운 그레이 역으로 <베니스의 죽음>에 소년 타지오로 출연했던 비요른 안드레센을 골랐을 것이다. 주인공 구스타프가 자신이 그토록 추구하던 아름다움과 순수가 사람으로 현신한 듯한 타지오에게 마음을 뺏기고 그저 바라만 보는 과정이 말 그대로 너무 탐미적이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안드레센의 미모는 때로 설명 없이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있음을 증명한다.


변영주│나를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

4. <아라비아의 로렌스> (Lawrence Of Arabia)
1962년 | 데이빗 린

“날 영화로 이끈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어렸을 때 광화문에 있던 국제극장에서 70㎜로 상영했던 걸 봤죠.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는 신이 두 개 있어요. 영화 속에서 알리 역으로 나오는 오마 샤리프가 저 지평선에서 다가오는 롱 숏, 그리고 주인공 로렌스인 피터 오툴이 아라비아 족장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다가 안소니 퀸을 만나는 장면을 좋아해요.”


변영주 감독이 말한 알리의 등장 신만으로도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영화사에 남을 만한 고전 중의 고전이다. 결국 로렌스를 통해 서구식 영웅을 만든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리가 있다. 하지만 아랍의 독립을 위한 로렌스의 순수한 열정이 결국 제국주의에 봉사했다는 씁쓸한 인식은 그 자체로 이 작품을 그저 그런 영웅 서사와 차별화한다. 특히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황폐하게 차로 사막을 달리는 로렌스의 마지막 모습은 그의 순결함보다도, 순결함이 통할 수 없는 세계에 주목하게 한다.


변영주│나를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

5. <스타 워즈> (Star Wars)
1978년 | 조지 루카스

“<스타 워즈> 6부작은 언제나 마음의 위안을 얻고자 할 때마다 보는 작품이에요. 저는 언젠가 이런 청춘에 관한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제게 <스타 워즈>는 청춘 연가거든요. 특히 모두들 ‘망작’이라고 했던 <에피소드 3>이 가장 좋았어요. 다스베이더의 탄생. 요즘은 모 통신사 광고에 그렇게 이용돼서 좀 싫지만, ‘워프’는 과학 기술이지 초능력이 아니라고요! (웃음) 어쨌든 제 꿈 중 하나는 <스타 워즈>에 대한 오마주 영화를 꼭 한 번 만들어보는 거예요.”


변영주 감독은 청춘물이라 말했고, 누군가는 광선검을 든 제다이의 정의감을 말할 것이며, 또한 누군가는 제국에 맞선 공화주의적 신념에 대해 말할 것이다. 그만큼 이 거대한 스페이스 오페라는 다양한 해석의 결을 지녔다. 제국의 등장과 공화정의 파괴, 그리고 영화 역사상 가장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 다스베이더의 탄생과 그의 아들 루크의 등장 등 탄탄한 통시적 구조는 가히 압도적이다. <스타 워즈>를 한 편도 보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단 한 편에라도 마음을 뺏긴다면 나머지 시리즈를 보지 않기는 어려울 것이다.
<#10_LINE#>

변영주│나를 두근거리게 만든 영화

기나긴 시간을 거쳐 자신의 손으로부터 세상을 향해 <화차>를 내놓은 직후지만 벌써 다음에 만들고 싶은 이야기를 떠올리고 있다는 변영주 감독은, 그러나 스스로에 대해 “이 세상에서 영화가 제일 중요하거나 영화만이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내가 믿는 것, 내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세상을 향해 그걸 건설하며 사는 사람인 게 제일 중요해요. 바꾸어 말하면 저에겐 제 다음 영화만큼이나 쌍용 자동차 해고자 문제가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살면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해서, 관객들에게 정말 티끌만한 어떤 느낌이라도 제공해줄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삶이라고 생각해요.”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영화보다 사람과 세상에 대한 사랑을 토로하는 이 맑은 눈의 감독을, 관객 이전에 같은 시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10 아시아 사진. 이진혁 eleve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2606:30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AI 산업 살리려면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나와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506:30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일주일 100시간 일하면 2억 드립니다"…'시간제한' 없이 개발 가능한 미·영·일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206:30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한국, 주 52시간 고집하다간 경쟁력 잃고 뒤처진다"…경고 날린 AI업계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 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 52시간 근무

  • 25.12.2107:00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이 업종은 연장근로 못 씁니다"…전쟁터의 시간, 52시간에 갇히다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006:30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AI 기업 80% "칼퇴 하면서 AI 개발 못해"…실리콘밸리 가는 이유 있어

    편집자주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쟁터에 뛰어든 한국. 정부가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으며 비전을 제시했지만, 정작 현장에선 주52시간 근무제 때문에 개발자들의 AI 연구가 차질을 빚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AI 업계는 국가 전략만으로는 시장 선두에 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획일적인 규제가 아닌 유연성을 갖춘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 모은다. 시행 중인 주52시간 근무제

  • 25.12.2411:00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부산·서울 무연고사 전국 최다…고령자 많은 구도심 집중

    대한민국 국민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는 평균 10.19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의 4.1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부산과 서울 등에서 무연고 사망자 수가 많았다. 24일 아시아경제가 전수조사를 통해 집계한 무연고 지수에 따르면, 전국 평균 무연고 지수는 2021년(4.15)보다 크게 높아진 10.19로 나타났다. 무연고 지수는 10만명당 무연고 사망자 수를 계산한 수치다. 이렇게 산출된 무연고 지수가 10을

  • 25.12.2411:00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그래도 장례는 나라서"…고독이 당연한 곳 '부산'

    지난달 27일 부산 중구 영주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정재남씨(86). 이웃 주민과 함께 담소를 나누던 정씨는 근처에 연고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있냐는 질문에 "여기 계단 내려가면 아흔 넘은 할머니 한 명이 있는데, 아플 때마다 죽겠다고 전화가 와서 거절하기도 뭐하고 가끔 들여다보고 있다"며 "그래도 평일엔 요양보호사란 사람이 와서 밥도 챙겨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할머니 아들은 어릴 때 죽었고, 일본

  • 25.12.2411:00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홀로 남은 아버지는 장례지도사를 택했다

    "고시원 총무로 일하면서 홀로 외롭게 떠나가는 이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지난달 27일 부산 동구 범일동에서 만난 박상문씨(57)는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에 참여한 사연을 담담하게 설명했다. 사전 장례주관자 지정 사업은 무연고자 등이 생전에 자신의 장례를 맡길 사람이나 단체를 미리 지정하는 제도다. 사후에 발생할 수 있는 행정적 혼란을 막고 고인이 존엄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박씨는 올해 6

  • 25.12.2311:00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아무도 오지않는 5호실의 적막…'가족도 거부' 세상에 없던 듯 외롭게 갔다

    지난달 5일 오전 강원도 원주의료원 장례식장은 상주와 조문객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그런데 가장 작은 빈소인 5호실은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이곳에는 고(故) 권모씨의 빈소가 영정사진도 없이 차려져 있었다. 조문객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빈소 옆 식당에도 불은 꺼져 있었다. 기자는 비어있던 제사용 향로에 첫 번째 향을 피운 뒤 권씨를 조문했다. 빈소 앞 의자에 앉아 기다리기를 30분, 지역 봉사단체 회원 3명이

  • 25.12.2311:00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연고자 있어도 무용지물…34%가 시신 인수 거부·무응답

    최근 약 5년간 발생한 무연고 사망자 10명 중 3명은 연고자가 있음에도 시신 인수를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아시아경제가 2021년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 무연고 사망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찰이나 지자체에서 연고자에게 연락했으나 무응답 또는 시신 인수 거부·기피로 무연고자가 된 사망자는 시신 위임자가 확인되는 2만1896명 중 7336명(33.5%)이었다. 무연고 사망자는 가족 등 연고자가 아예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2612:13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진중권 "이준석은 리틀 트럼프, 한동훈은 정치 감각 뛰어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진중권 동양대 교수(12월 23일)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진중권 동양대 교수 모시고 최근 정국 상황 관련해서 촌철살인 진 교수님의 비평 듣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진중권 : 예,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최근

  • 25.12.2309:51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박원석 "대통령이 지방선거 판 중심에 떠오르고 있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12월 19일) 소종섭 :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수사'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한학자 총재의 전 비서실장도 조사했고, 전재수 전 장관도 소환 조사했습니다. 전체적인 수사 흐름, 또 향후의 전개 상황 어떻게 봅니까? 박원석 : 일단 공소시효 논란도 좀 의식하는 것 같고 일각에서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