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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유전 본계약의 '숨은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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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유전 본계약='강공'과 '허칼'의 힘
정부·공기업 앞장서고
민간기업 움직여준 작전 성공

UAE 유전 본계약의 '숨은 주역'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왼쪽)이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석유공사(ADNOC)에서 열린 한국컨소시엄과 UAE ADNOC 간 3개 미개발 유전에 대한 본계약 체결식에서 서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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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지난 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전해진 '낭보'는 우리나라 자원 개발 역사의 새 이정표로 기록된다. UAE 아부다비에 있는 3개의 미개발 유전에 대한 본계약을 체결한 것. 세계 유전 개발의 프리미어리그에 한국이 처음으로 발을 내디딘 감격의 순간이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석유 매장량 1000억배럴의 세계 6위 매장국 UAE에 진출할 수 있었던 숨은 주역으로는 한국석유공사를 비롯한 국내 에너지 관련 공기업이 자리하고 있다. 본계약 체결식에는 정부 관계자 외에 우리 측 공기업 대표로는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이 당당히 참석했다.


사실 리스크가 큰 해외 자원 개발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공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가장 이상적인 방향은 공기업이 자원 개발의 첨병이 되고, 민간 기업과 협력함으로써 해외 자원 개발의 동반 진출 모델을 만드는 것.

이번 UAE 미개발 유전 진출에는 이 같은 모범 답안이 통했다. 강 사장과 함께 빛을 발휘한 인물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었다. 허 회장은 계열사 GS에너지를 통해 UAE 3개 유전의 지분 6%를 확보하는 쾌거를 거뒀다. 석유공사(34%)와 합해 총 40%에 달하는 지분을 우리나라 공기업과 민간 기업이 합심해 따 낸 것이다.


최근 자원 보유국의 통제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거둔 결과라서 의미가 더 깊다. 특히 중동의 자원 부국들은 일부 메이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정부와 연결된 석유공사와 같은 공기업과 손을 잡기를 선호한다.

UAE 유전 본계약의 '숨은 주역' 5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UAE 유전 최종 본계약 체결식 직후 아부다비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석유공사 강영원 사장과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GS칼텍스 허동수 회장, 권태균 UAE대사(오른쪽부터)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0년대 일본이 UAE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UAE 유전 시장에 진입한 국가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지금까지 UAE 유전 개발에 허락된 나라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일본과 한국뿐이다.


본계약을 체결한 UAE 3개 미개발 유전은 지난해 3월 주요조건계약(HOT)을 맺고 협상을 진행해 온 광구다. 탐사 시추를 통해 석유 부존은 이미 확인이 끝난 개발 직전 단계의 유전이다. 자원 개발에 있어 가장 큰 1차적 리스크는 해결이 된 셈이다.


석유공사 자체 기술진과 외부 전문가는 지난 2010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기술 평가를 통해 유전의 경제성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남은 리스크는 회수 가능한 '매장량'을 알아내는 것이다. 매장량이 눈으로 확인된다면 이후에는 뽑아내는 일만 남은 셈이다.


해외 자원 개발의 성공률은 극히 낮다. 하지만 리스크가 큰 만큼 성공 시 얻게 되는 이익이 더 크다. 오랜 석유 개발 역사를 갖고 있는 메이저 회사의 탐사 성공률은 20~30% 수준이다. 우리 기업은 이보다 낮은 10~15% 정도에 그친다. 평균에 못 미치는 이유는 축적된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후발주자이다 보니 선진 기업에 비해 우수한 인력과 기술력이 떨어지는 탓이다.


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은 UAE 육상 광구 중 개발 접근성이 가장 용이한 유전(Area 1)부터 순차적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총 투자비는 50억달러로 한국컨소시엄이 2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사업은 이달부터 시작해 이르면 2014년 첫 생산 개시를 목표로 세웠다. 본격적인 상업 생산이 아닌 소량의 시험 생산을 의미한다. 생산 기간은 20년 정도로 예상하는데, 생산이 최정점에 다다른 시점에는 3개 유전에서 하루 최대 4만3000배럴까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석유공사 측은 추산하고 있다. 우리 측 지분 물량이 40%임을 감안하면 하루 1만7000배럴을 뽑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지금껏 해외에서 확보한 원유 생산 물량만 놓고 볼 때 영국 다나(일일 4만8000배럴), 캐나다 하베스트(일일 3만8000배럴)에 이은 3번째 규모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자주개발 물량은 지난해(일일 46만5000배럴) 대비 3.7% 수준까지 높아지게 된다. 자주개발률로 따지면 0.5%p 상승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엔 생산 물량의 전량을 국내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단서 조항을 계약에 담아, 비상시에는 자주개발 물량을 9.2% 수준까지 증대시키고 자주개발률도 1.3%p 제고 효과를 내게 된다.


3개 유전 중 2개의 육상 유전은 아부다비 전체의 10분의1에 해당하는 면적으로 한국컨소시엄은 향후 기존에 원유가 발견된 지역 주변에서 추가 탐사 활동도 추진할 계획이다. 2개 육상 유전(Area 1, Area 2) 사이에는 Bab, Bu Hasa, Asab 등 매장량 30억배럴 이상의 대형 생산 유전이 존재해 추가 유전 발견도 기대되는 상황.


실무 협상을 주도한 강 사장은 "자원 확보의 최전방에 있는 담당자로, 직접 최종 서명을 하고 구체적 결과를 보여드려 매우 기쁘다"며 힘들고 답답한 순간도 있었지만 묵묵히 최선을 다해 준 실무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또 "글로벌 프리미어 지역에 진출한 것에 걸맞게 석유공사는 최고의 인재를 투입해 GS와 함께 최고의 프로젝트로 키워 나가겠다"면서 "2008년 현 정부 들어 석유공사 대형화 전략을 수립해 유전 개발 역량을 갖추게 된 것이 UAE 측이 이번 사업 참여를 인정하게 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민간 기업으로 참여한 허 회장은 "40년 석유ㆍ에너지 사업에 종사한 이래 가장 기쁜 날"이라고 언급하면서 "원유 수입, 정유ㆍ판매 사업을 해오면서 꿈으로만 가지고 있던 UAE 석유 개발 사업에 드디어 진출하게 됐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김혜원 기자 kimhy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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