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하면서 200만원 기숙사에 기부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제가 기숙사에서 받은 혜택에 비하면 정말 보잘 것 없지만 기숙사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겠습니다."
2012년 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지난 2월22일 건국대 학생기숙사 '쿨하우스(KU:Leaders House)' 행정실에 한 통의 편지가 전달됐다. 노란 편지지에 손수 쓴 감사 편지와 함께 행정실 책상 위에는 200만원의 현금이 든 기부금 봉투가 함께 놓여있었다.
대학 재학 4년 동안 기숙사생활을 하고 이날 졸업한 이 대학 전자공학과 김정호(26)씨가 올려놓은 것이다. 김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반이었던 4학년 1년 동안 기숙사자치위원장과 봉사장학생으로 활동하며 받은 '수업료 70% 감면 혜택 장학금'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제주도가 고향인 김씨는 "돌아보니 대학 4년 동안 학업을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은 기숙사 덕분"이라며 "대학 졸업반으로 취업에 바쁜 4학년 1년 동안 기숙사자치위원장으로 일한 시간이 5년간의 대학생활 중 가장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감사 편지에서 기숙사 직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모두 적었다.
기숙사는 이 기부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숙사비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쿨하우스 나눔 장학'으로 사용하거나 기숙사생들을 위한 복지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건국대 기숙사는 '쿨하우스 학부 나눔 장학'을 통해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성적이 우수하고, 먼 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 국가유공자 자녀 등을 대상으로 기숙사비 전액 감면 40명, 50% 감면 혜택 68명 등 한 학기 학부생 130여 명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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