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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도 모르는 관가 이야기]어이없는 과천물가, 등잔 밑이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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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물가잡는 공무원, 과천 물가는?=정부 과천청사에는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 7개 부처 5400명이 상주한다. 찾아오는 민원인은 일평균 1700여명. 이들을 한 식구(食口·한 집에서 끼니를 같이 먹는 사람)로 치면, 끼니 때마다 매일 7000개의 입이 밥 집을 찾는 꼴이다. 그나마 청사 부근에서 공무원들과 만나는 산하기관, 관련 기업 관계자 수는 뺀 수치다.


한데 청사 사방은 허허벌판. 주변 상권의 규모도 턱없이 작다. 점심시간마다 청사 뒷문 앞에 평촌, 인덕원 등지의 식당 버스가 장사진을 치지만, 뛰어 봤자 벼룩이다. 밥 집에 가면 한 테이블 건너 한 테이블마다 아는 얼굴이다.

공급이 달리니 식당들은 배짱 장사를 한다. 청사 부근 밥값은 형편없는 서비스와 품질에 비해 비싼 걸로 악명이 높다.


청사 부근 K고깃집은 한우 등심을 150g당 3만8000원씩 받는다. 안창살은 1인분이 4만8000원이다. 생고기라고 해놓고 슬쩍 냉동 고기를 끼워 팔기도 한다. 서울 시내 중심가인 충무로, 을지로의 1등급 생등심 가격이 3만2000~3만4000원선이고, 2인분(350g) 모듬메뉴를 4만원 안팎에 파는 한우 체인점이 부쩍 늘어난 걸 고려하면, 과천 고깃값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그런데도 "고기를 잘라놔서 다른 손님한텐 못 파니 취소가 안 된다"거나 "자리가 좁으니 옆 테이블과 합석하라"는 등 황당한 요구를 받는 일이 부지기수다.


다른 음식도 마찬가지다. 강남 한복판에서도 한 접시에 1만5000원이면 사먹을 수 있는 파스타를 과천 일부 식당에선 1만8000원에서 2만원까지 받는다. 그래도 손님이 떨어지지 않아서다.


청사 인근의 C일식집은 넷이 점심 한 끼를 먹으면 20만원 남짓 음식값이 나오는 고급 식당이지만, 귀퉁이 깨진 그릇을 그대로 쓴다. 다칠 위험이 있다는 손님들의 지적엔 "식당에서 그릇 깨질 때마다 새 걸 사면 남는 게 없다"고 말한다. 그래도 손님이 가니 '싫으면 다른 데 가라'는 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신년연설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물가를 3%대 초반에서 잡겠다"며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관련 부처도 기업들을 압박하면서 물가안정에 협조하는 '착한가게' 선정이다, 공공요금 동결 지자체 지원이다 법석을 떤다. 하지만 정작 등잔 밑은 어둡다. 과천의 한 공무원은 "공정위가 과천 지역 음식점에 대해서 실태조사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주요 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더라도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천엔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위사업청 같은 새 식구가 온다. 법무부가 과천에 남기 때문에 출입국사무소 관련 민원인은 오히려 세 배나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니 배짱을 부리든, 밥값이 비싸든 과천 상권은 이상 무(無)다. 여기서 땅 짚고 헤엄치던 식당 주인들은 심지어 세종시에도 분점을 내고 장사를 하겠다고 한다. 나대지에 청사만 덜렁 들어선 세종시에선 벌써부터 아침 파는 유일한 분식집 앞에 줄이 길다. 식당이 손님 골라 받는 풍경이 눈에 선하다.


박재완 장관의 페북 토론회=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정책 대담을 벌인다. '페친(페이스북 친구)이 묻고 장관이 답하다'라는 간판을 걸고 진행되는 이번 대담은 재정부가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벌이는 이벤트성 행사다.


사전에 접수된 질문은 약 150건.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물가'로 가장 많은 관련 질문이 나왔다.(17개) 복지 공약(10개)과 일자리(9개), 고유가(8개), 자유무역협정(FTA·8개) 같은 현안에 대해서도 박 장관의 입장을 듣고자 하는 이가 많았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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