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삼성중공업으로 피인수냐, 상장폐지냐. 천국과 지옥의 갈림길을 오갔던 신텍이 한솔이엠이로 피인수됐다. 이에 따라 범삼성가인 한솔그룹에서 신텍을 인수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텍은 지난 5일 장 마감후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조용수 외 5명이 한솔이엠이로 주식 330만6385주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당 매각가격은 1만원으로, 총 매각규모는 330억6385만원이다.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한솔이엠이는 신텍 지분 34.17%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된다.
한솔이엠이는 2010년말 감사보고서 기준 한솔라이팅이 79.31%, 한솔제지가 19.02%의 지분을 가진 한솔그룹 계열 회사다. 한솔그룹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첫째 누나인 이인희씨가 고문을 맡고 있다.
신텍은 앞서 삼성중공업으로의 피인수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했으나 상장을 위한 감사 과정에서 분식회계 혐의가 드러나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신텍이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최종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하기 위한 상장위원회에서 최종심의가 연기되면서 희망이 되살아났다. 이후 신텍은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이어 신규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등 회생의 길을 걸어왔다.
한솔이엠이로의 피인수는 그 동안 신텍의 회생을 바라고 소액주주 운동을 진행해온 개인투자자들에게 무엇보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지난해 반기보고서 기준 신텍의 소액주주 비율은 44.68%에 달한다.
다만 신텍 주당 인수가액이 1만원으로 거래정지 이전 주가인 1만9000원이나 삼성중공업 인수 예정가액이었던 1만5900원보다 낮다는 점과, 인수 주체인 한솔이엠이가 2010년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은 주주들에게 아쉬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솔이엠이는 2011년에는 연간 매출액 3036억원, 영업이익 71억원, 당기순이익 86억원으로 양호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고 해명했다.
또 인수가액에 대해서도 한솔그룹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이 주당 공모가액을 산정했을 때는 신텍에 문제가 없을 때였기 때문에 이번 인수가격은 당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인수대금은 내부 유보금으로 충분히 조달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솔그룹 측은 신텍 인수를 갑작스럽게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원래 한솔이엠이의 중장기계획에 발전설비분야가 있었기 때문에 삼성중공업 인수가 불발된 후부터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며 "삼성이 인수하려고 했던 기업이어서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며 진입장벽이 높은 환경플랜트 부분에 인수합병(M&A)을 통해 쉽게 진입하게 돼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솔그룹은 다음주부터 신텍에 대한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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